딸아이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어제부터 날이 너무 쌀쌀해져서 혼자 서울에 올려 보내는 게 편치가 않은데 그런 엄마의 염려와는 달리 담이는 씩씩하게 가족들의 응원을 받으며 갔다. 그래서 더 미안하고 안쓰럽다.
아침은 당연히 안 먹을 테고, 점심은 긴장감 때문에 또 건너뛸게 뻔해서 잘못하면 집에 올 때까지 쫄쫄 굶겠구나 싶어 애가 쓰였다. 그런데 어쩐 일로 기차에서 먹겠다며 간단하게 도시락을 싸달라고 했다. 다행히 스팸과 효자처럼 냉장고에 있는 계란으로 무스비를 만들고 따뜻한 차를 챙겨 가방에 넣어 주었다.
계절의 온기는 차가워도 마음만은 그 어떤 걸로도 데워질 수 없는 따뜻함으로 든든하길 바라면서…
이제 금요일 한 번만 더 다녀오면 이 피 말리는 수시면접은 일단락이 된다. 정시를 준비할 확률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지만 그건 그때고 일주일 정도만이라도 좀 쉬게 해 주고 싶다.
엄마는 안다. 지금 생각보다 아이의 멘털이 많이 무너지고 있다는 걸. 식구들이 걱정할까 봐 내색하지 않고 사막을, 광야를, 터벅터벅 무딘 힘으로 걷고 있는 것도..
잠시 앉았다가 가자. 물 한 모금 마시고 목 좀 축이고 가자..
내 새끼 꼭~ 안고 다정하게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