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시를 치를 때까지 서울에 머물 생각이었지만, 아이도 나도 잠자리의 불편함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나는 남편에게 곧 내려가겠다고 연락을 했고, 아이는 할머니에게 전화를 해서 어리광을 부렸다. ( 할머니~나 집에 갈 거야~ )
친정에 도착했더니 캠핑장 콘셉트로 한 상을 차려두고 온 가족이 기다리고 있었다. 밖에서 외식하면 될 텐데 이 녀석이 할머니가 차려주는 밥 먹고 싶다고 해서 두 분이 부랴부랴 준비한 거였다. 딸과 나는 허겁지겁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고, 엄마랑 아버지가 까 주시는 새우도 접시에 놓기 무섭게 먹어댔다.
남편은 딸아이가 남자친구 사귀는 걸 싫어한다. 아마 차은우를 데리고 와도 도둑놈으로 볼 사람이다. 그걸 아니까 다들 궁금하지만 물어보질 못하는 것 같아서 눈치를 보며 슬슬 이야기를 꺼냈다. 내가 먼저..
애가 참 괜찮더라.. 부모가 잘 키웠더라.. 예의도 바르고 성격도 좋고., 이제 겨우 스무 살이면 아직 앤 데 어른 대하기가 얼마나 어렵겠나… 그런데도 그 어색하고 불편한 걸 애쓰면서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하더라..
남편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이것저것 물어볼 줄 알았는데 그러지도 않았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정말 예상치도 못한 남편의 한마디에 나는 배를 잡고 웃었다.
그러면 뒷자리에 담이랑 그 남자애랑 둘이 앉았나?
어?? 어…
왜????
그럼? 어디다 앉히냐? 그 애를 앞에 앉으라고 할 수도 없고..
그러면 되지!! 아니면 뒤에 혼자 앉으라 하고 담이를 앞에 앉게 하면 되잖아. 왜 둘을 뒤에 같이 앉히는데?)
엥?? 뭐래~~~~
아~~ 그런데 이게 농담으로 한 게 아니라 남편이 진짜 진지하게 언짢아하면서 말했다는 게 난 더 웃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