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도 되나요?
주식 투자자들에게 지옥과 같았던 3월이 지나고 4월이 왔다. 지금에서야 한숨 돌리고 있는 투자자들도 많을 것이다. 물론 글쓴이도 포함
이전부터 주식투자를 해오던 사람들은 이번 폭락에서 손실을 피한 투자자는 제로에 가까울 것이며, 이 상황을 효과적으로 예측한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이번 폭락장에서 아웃되지 않은 투자자라면 기회는 남아 있다. 잔잔한 시장보다 변동성이 커진(상승폭과 하락폭이 커진) 시장에서는 위험과 함께 기회도 동시에 존재한다. 오랜 기간 투자를 해오면서 노하우를 가진 투자자라면 알맞은 대응으로 다시금 수익을 쌓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렇다면 관점을 다르게 해서, 기존의 투자자가 큰 내상을 입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주식을 소액만 보유하고 있었거나, 그동안 보유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어떨까?
당연히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로 인해 최근 신규 증권 계좌 개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증시로 개인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들 주식 사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있으니 또 괜시리 불안하다. 똑같이 군중심리에 휘둘려서 망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또한 개인투자자들이 매수하면 주식은 오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기회인 듯한 기분이 들지만 쉽게 행동에 옮겨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개인투자자가 항상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지수가 강하게 하락하는 구간에서는 싸게 사는 것을 좋아하는 인간의 특성상 개인 순매수가 하락장일 때 몰리게 된다. 최근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했을 때, 순매수에 나서는 뚜렷한 주체는 두 곳 있었다. 바로 개인과 연기금이다.
저가권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당연히 수반되어야 하는 전략이다. 비슷한 전략을 사용하는 연기금은 수익률이 나쁘지 않다. 물론 이렇게 단순하게 비교해서는 정확한 데이터가 나올 수 없다. 그래도 비교를 하면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보유기간'의 차이이다. 저가권에 매수하는 행동은 개인과 연기금이 비슷하지만 평균 보유 기간이 결정적으로 차이가 난다.
연기금의 경우 주가 하락국면에서 좋은 주식들을 분할로 매수하여 상대적으로 긴 기간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대부분은 매수시기가 집중되고(1, 2번 매수) 보유 기간도 짧은 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러브펀드 이성수님께서 잘 써주셨으니 자세한 데이터와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바랍니다.)
https://brunch.co.kr/@lovefund/521
일단 저가권에 주식을 사는 행동자체는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주식을 매수하고, 얼마나 보유할 것인가?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에 대해서는 현재 시장에 어떤 주식들이 희귀한지 알아야 한다. 과거 투자의 대가 피터린치가 저PBR 주식을 사야한다고 이야기하면서 행동에 옮겨 큰 수익을 거두었다. 저PBR 주식이란 기업이 보유한 자산(부동산, 기계장비 등)의 가치보다 거래되는 주가가 저렴한 주식들을 말한다. 당시에는 경기침체 우려가 심한 시기여서 성장할 기업보다는 망하지 않을 기업, 망하더라도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업이 희귀했던 시기이다. 이러한 부분을 피터린치가 정확히 짚은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시장 상황은 어떤가? 기업들이 도산하고 있어 자산을 많이 가진 기업을 사야 할까?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주목 받지 못하고는 저평가 가치주를 사야 할까? 이것도 정답이 되긴 어렵다.
지금과 같은 심리적 발작으로 인한 주가 하락, 실물 경기 하락 우려감이 반영된 시장에서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주식은 앞으로도 지속해서 성장하고 이익을 낼 수 있는 주식이 아닐까 한다.
시험 문제가 어렵게 나오면 시험 응시자의 전체 평균 점수는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은 시험 응시자들의 등수이다. 아니 오히려 시험 문제가 어려울 때 진짜 실력을 알 수 있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지금과 같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돈을 벌고, 성장하는 기업이 귀하다. 지금은 저평가된 가치주를 찾기에는 적합한 상황이 아니다. 어떻게든 살아남고 돈을 벌어올 것이라 믿을 수 있는 삼성전자 같은 주식을 사야 하는 것이다. 만약 반대로 시장 상황이 좋아져서 모든 주식의 가격이 올라있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보유한 가치 대비 저평가된 주식을 사야 할 시기일 것이다.
삼성전자와 같은 좋은 종목들을 저렴하게 잘 샀다면 얼마나 보유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의 문제는 일찍 파는 것이다. 수익이 나는 기간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다. 그렇다고 마냥 들고만 있으면 될까?
사실 주식의 보유 기간을 결정하는 것은 내가 매수한 근거가 훼손되었느냐, 그렇지 않느냐로 결정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시장 점유율이 계속해서 1위를 유지하고,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점유율 또한 점차 높여나갈 것으로 판단해 매수하였다면, 이 근거가 훼손되기 전까지는 보유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단순히 저렴해서 매수한 사람이라면, 적당히 비싸지면 팔면 되는 것이다. 이 기준 또한 천차만별이고 굉장히 모호하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가장 간단한 것은 올라서 파는 것이 아니라, 내가 돈이 필요할 때 파는 것이다. 1년이고 2년이고 보유하다가 목돈이 필요한 시기에 일부 혹은 전량 매도하여 필요한 자금을 쓰는 것이다. 이는 권장하는 방식이라기보다는 차선책에 가까운 방법이다. 한 두달 보유하다가 가격이 올랐다고 파는 것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이 아닐까 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오래 보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결론은 어찌 보면 굉장히 심플하다. '좋은 주식사서 오래 잘 보유하자'이다. 물론 그 속에는 수많은 통찰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누군가의 글 하나로, 책 한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