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자금조달과 투자자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에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1. 순이익
2. 대출
3. 지분투자
앞서 1번이 순이익을 기업내에 유보시켜 돈이 필요할 때 쓰는 방식이었고, 2번이 기업의 신용이나 여러 담보를 바탕으로 대출을 받는 방식입니다.
3번은 우리가 익히 들어온 유상증자 등의 방식입니다.
기존 투자자(=주주)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업이 순이익을 충분하게 창출하여 배당 등을 주고 남은 금액을 재투자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모습입니다. 그러나 기업은 여러 예기치 못한 사고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마다 자금조달은 어떻게 효율적으로 잘 하는지가 기업의 장기적인 성적표를 좌우합니다.
자금조달 방식을 다시 살펴보면, 1번이 가장 바람직하고, 2번은 과도하지만 않다면 봐줄만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3번부터입니다.
유상증자 안에는 크게 돈을 받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서 3가지로 나뉩니다.
1. 기존 주주
2. 새로운 주주
3. 특정인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는 1번과 2번의 경우는 악재로 받아들이고, 3번의 경우는 호재내지는 무언가 모종의 협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3번의 경우는 인수합병, 최대주주 변경 등의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쨋든 3가지의 경우 모두 기존 주주들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입니다.
기존 100억의 이익을 10명의 주주가 나누어가졌다면, 유상증자를 통해 새로운 주주가 들어오게 되면 각 자에게 귀속되는 이익이 더욱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신규 투자자를 유입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주가보다 저렴하게 할인하여 발행하기 때문에 이 또한 기존 주주들에게는 손실로 다가오게 됩니다.
기존 주주들에게 유상증자를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벌어들이는 이익금은 변하지 않는데, 기존 주주들에게 추가적인 투자금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주들도 처음에는 시설투자니 뭐니 등으로 기업에서 돈이 필요하다고 하니 신규자금을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같은 유상증자가 밥먹듯 이루어진다면 유상증자를 통해서도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상황에 오게 됩니다. 기업들은 가만히 살펴보면, 2~3년에 한 번씩 잊을만하면 유상증자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여러분의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아무리 피를 나눈 부모라고 해도 자식이 매번 사고를 치고 힘들 때면 집에 돌아와 돈을 달라고 하면 마음이 떠나기 마련입니다. 기존 주주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태도에 따라 그 기업의 미래가 판가름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1번, 2번, 3번 모두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마지막 선택지가 바로 메자닌 투자로 불리는 '전환사채 발행'입니다.
전환사채의 경우 기존 주주들의 권리를 깡그리 무시하는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신규 투자자들에게 월등히 유리한 지위를 제공하기 때문이죠. 그 때문에 큰 규모의 자금도 쉽게 조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으로 잘 투자하여 큰 성공을 이룬다면 좋겠지만, 대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 기업들의 말로는 대부분 좋지 않았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퇴출되고, 감자를 하는 등 사건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리고 전환사채 투자자들은 전환가액 조정이라는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게으치 않습니다. 오히려 하락하면 더 좋아합니다. 채권을 더 많은 주식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주가가 내려가게 되면 적극적으로 전환가액을 조정하여 더 낮은 가격에 주식을 바꿀 수 있도록 해주지만, 주가가 상승하게 되면 전환가액을 따라서 잘 올리지는 않습니다. 전환사채 투자자의 눈치를 보는 것이죠. 다음에 또 투자 요청을 할 수 있으니 말이죠.
결론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를 자주 발행하는 기업은 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