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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그날밤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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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Sep 10. 2018

{ 그날 밤 꿈.

special 01.



잠잘 때, 꿈을 아주 많이 꾸는 편이다.

어떤 날은 무언가를 보긴 봤는데 피곤함만 남은 날도 있고 씹다만 껌 같은 꿈도 있고, 또 어떤 날은 파도 안의 돌멩이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맨질맨질 빛나는 꿈도 있다.

(제일 신기한 것은, 잠에서 깨서 그 꿈들을 아주 잘 기억하는 편이라는 것.)



'내가꿨던,기억에 남는 꿈들만 가지고 그림을 그려봐야지' 하고 띄엄띄엄 기록해둔 몇 가지 꿈 이야기를...

이라 해봤자,

앞뒤안맞는 편집처음해보는 사람이 편집한 짜집기같은 꿈들이 대부분이지만

본인 스스로에겐 나름의 의미가 있으므로, 여기에 가끔 슬쩍 남겨 보려 한다.

(재구성은 없으나,,살을 입힌부분은 있다.)



음...


그날 그곳은,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보라 보라 섬의 바닷물과 같이 쪽빛이었던 바닷물.

그 바다에는



누군가가 배달중이던 복숭아 상자를 빠뜨린 것처럼 많은 복숭아들이 여기저기 둥둥 떠있었는데,

하나같이 밝게 빛이 났다.



그러더니

그 쪽빛의 바다 밑에서

브라키오사우르스(목 긴 공룡)들이 얼굴을 내밀었는데,



초식공룡인 목긴공룡들은 솜 인형 같은 귀여운 얼굴로



빛나는 복숭아들을 하나씩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파도치는 쪽빛 바닷물에

파도에 쓸려 왔다 갔다 하는 빛나는 복숭아 한 개를



나는 잡았다.





잡았다!!!



나는 물속에서도 숨을 쉴 수도,웃을 수도 있었는데.


이 빛나는 복숭아는 향이 아~주 좋았다.

분홍색 향이라고나할까.



이 향이 좋은 복숭아를 먹으려

황도 복숭아까듯..복숭아 껍질을 깠더니



두둥!



"안녕하세요?(hi)"

......

......

어린아이의 얼굴이 있었다..

빛나는 아주 환한.. 복숭아를 닮은..


으으으으...

으으으으

아,,, 아기 얼굴..사,,사람...?


what is it...

나니...고레.....


그러곤 물 맑았던 쪽빛 바다위쪽을  올려다 보았더니.

글쎄..

우악!

솜인형처럼 귀엽던 브라키오사우르스들은,입에 피를 줄줄 흘리면서 사람복숭아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환하던 그 쪽빛 바다도 어느새 피범벅으로 변해있었고..


너무나 끔찍했던 피바다였다..




그리고 벌벌 떨고있던 어린 복숭아.




나는 이 빛나는 어린 복숭아를 브라키오들에게 빼앗기지 않으리라.



그때부터 추격전이 시작되었다.쫒기고 쫒기고 쫒기고....

나는 타고 있던 고래를 잡고 달아났는데.

한구간만이 오랫동안 무한 반복되는거 같이 ..가도 가도 끝이 없던 바닷속.



계속해서 따라오던 입에 피 칠한 브라키오들..

>ㅁ<



나는 겁이 많다.

꿈 안의 나도 여전히 겁이 많아서 계속해서 도망치기 바빴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던 바다 안에서 지치기도 하는지,,그만 도망치기로 했던 것 같다.


내꿈에 좀처럼 없는 "반격.!"

"STOP!!! 따라오는 거 스탑!"



얼굴 마주하고 엄청 소리를 질러댔다.꺼져!!

저리 가라고! 따라오지 말라고, 싫다고..

있는힘을 다해 소리질렀다.



발로도 차보고

꼬리로도 때려보고



아마도 ,간신히 도망쳐 나왔다.



" 아가.. 괜찮니...?"


환한 아기 복숭아의 빛은 더 환해졌고,

고,,,고맙다는 거지,,?


해냈다 구해냈어.

안심이야~

이제 안따라와...



그와중에 자기를 따라오라고 말하던 '한층 더' 환해진 아기 복숭아.


저쪽?


돌고래를 타고 우린 긴 시간을 이야기하면서 갔다.

쇼파에 앉은것 처럼 편안했던 돌고래

그런 그가..내가 오래 타고 있어 힘이 들었는지



나는 돌고래 등에서 내리기로 한다.


계속 태워줘서 고마워~


물속에서 숨도 쉴 수 있고 말도 할 수 있었고,

"나~ 수영 정도야 오케이야~"

바다수영은 해본적 없었지만

어쩐일인지 나는 아주 익숙하게

바다 수영을할수 있었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곳은 마치, 멕시코 바다 지하동굴과 같은 곳을 좁고 길다란 통로를 통과해서



마침내 엄청 큰, 거대한,, 어떤 입구가 우리 앞에 있었는데



아기복숭아가 가라는데로

그 거대한 입구를 통과해

안을 따라 들어가 보니


줄곳 깜깜했던 동굴안에

저 멀리 빛이 환하게 퍼지고 있었다.

동굴에 퍼지는 그 빛이 많이 아름다웠다.


와~

동굴 안에 복숭아밭 등장!



하물며 내가 타고 있던, 돌고래와 모습이 같은 돌고래들이 복숭아 나무옹이 안에서는 줄이어 퐁퐁~나왔다.


나무옹이 안에서 나온, 돌고래들은 바닥에 떨어진 복숭아들을 입에 물고는


나무들 옆에, 사이사이에 있던 커다란 조 개 안에 집어넣었다.




아... 인큐베이터 같은 것인가.




넓은 바닷속 바닥에 조개들이 줄지어 펼쳐져 놓여있었고


나도 내가 가지고 있었던 아기 복숭아를 한 조개안에 넣어두고는 잠시 기다린다.

바닷속은 참 평온하다.


잠시 뒤 조개에서 뽀글뽀글 거품이 올라오더니

짜잔!

정말 베이비가 조개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오 마이 갓.



심지어...그 조개안에서 한 발자국 기어 나올 때마다 나이가 들어서 내 앞으로..

점점 다가와


마침내는

꺄아@@@@

할아버지가 되어선 조개에서 완전히 나왔다.

보글보글...



호호호호호~



"(보글보글) 옴마야,,누,,, 누구세요....?"



.....


두유원 썸 드링크?


저... 저요? 저한테요..?

네!! 먹을래요! 암요



우아~술병뚜껑을 여니~

우아~핑크 구름~ 분홍색 향내~


짠~



캬~~~~!!


그렇게...

 머리가 하얘질 때까지 주거니 받거니 주거니 받거니 주거니 받거니


무슨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캬~~ !

맛 좋다.


....



세상 예뻤던 복숭아술 색깔 하며, 둥둥 떠있던 물 하며.

너무나 신이 나고 너무나 행복하고 편안하고 즐거웠던 신선 할아버지와의  그 자리는



좀 오래, 많이


기억에 남는 꿈이다.






_이것은 정작 ..술퍼 마신 꿈..


그런데 이거 정말 태몽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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