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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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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May 02. 2019

< 나의 보리 >

epi. 43 청개구리





오늘도

나는 나의 보리를 습관적으로 불러본다.

컴 히얼~



10살을 지나면서 반 인간이 된

나의 보리는

부르면 잠시 생각하는 요즘.



결론.

아이  돈 띵 쏘.

교섭 단절.



나의 보리는

내가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서는 경향이 있다.



여기로 오라 하면 저기로 가는 아이.






하지만

내가 집착을 놓고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거나

이렇게

내가 내 일에 열중할 때면

나의 보리는 내 옆자리를 지킨다.


지금은 한낮.


해가 머리 위로 떠오른 시각.

내가 가장 힘이 나는 시각.

나는 집중한다.

내 세상에 빠져있을 때.

나는 만들어냈다 지워버렸다가 그곳 세상에서 나는 제법 신처럼 살고 있다.


그런 이 시간을 나는 방해받고 싶지 않다.


하지만

한낮은 택배 배달 역시 한창이다.

문밖에서 들려오는 택배 아저씨의 박스 놓는 소리에

나의 보리는 일일이 하울링으로 대답하는데

제발.. 조.. 조용히 해줄래..


계속 그렇게 계속 울 거야..?

쉿!



쉿 하는 소리에 나의 보리는 소리를 멈추고

아주 잠깐 나를 쳐다본다.


생각하는 반 인간.




결론.

아이 돈 띵 쏘.

다시 하울링.



....

요즘.. 왜 그래?

뭐가 문제야


왜 안 하려고 했다가, 말 안 하면 안 울라고 했다가

하지 말라면 더해~?


왜 그래

고개 돌리지 말고


요즘 왜 그러는 거야~

왜 하지 말라는 거를 그렇게 해?

청개구리야?


우리 얘기 좀 해.

왜 그래 요즘




똑똑똑

엄마의 노크소리.





"넌 도대체..

뭐가 문제야!

왜 이렇게 하지 말라는 짓만!!

도대체 왜 그래?!!! 뭐가 문제야! "




그것은.. 음..


엄마 손에 들린 것은..

하얀 빨래만 모아둔 빨래통에

나의 까만 티셔츠가 주범이 되어 하얀 세탁물을 얼룩얼룩 회색으로 물들여버린 증거물들.

아이 돈 노우.





어디선가 가까운 곳에서 나를 쳐다보는

어딘가의 두 눈.

하하하핳..

아.. 굉장한 시선이 느껴진다.

시선이..



순간의 깨달음이 몰아친다.

그렇다.

내가 누구한테 청개구리라며 말 안 듣는다고 뭐라 할 입장이 아니다.


너 자신을 알라.





그래

작업이나 합시다.



나의 보리는 엄마 따라서 거실로 총총총~





_보리 이보시오~겸상 못하겠다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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