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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보통 Oct 07. 2021

붉은 입술, 하얀 눈물, 그런 안녕

길모퉁이 옷깃을 여미며 안녕을 말했지

기억들은 시간에 항거하며 버티어 서지만,

남는 것은 몇 개의 단편적인 이미지들 뿐이다.


시간은 선형으로 빠르게 흘러간다.

의식하거나, 시샘하거나, 돌이켜 곱씹을 간극조차 가지기 힘들 정도로

그렇게 빠르게 흘러간다.


선술집을 나와 한참을 걷다 멈추어 선 그녀가 말했다.


'데미안, 읽어 보셨어요? 꼭 만나게 될 사람은 언제고 만나게 된다고...'

데미안은 몇 번이나 읽었던 소설이다.


그리고 생각나지 않는 구절이었다.

아마 다른 소설을 착각했거나 메타포였겠지.

의미는 없다.


붉은 입술의 그녀가,

하얀 눈물을 흘리며,

그렇게 안녕을 말했다.


흐릿한 가을밤이었다.





붉은 입술 아트워크의 초기 이미지, 여러 번의 수정을 걸쳐 최종 자켓이 나왔다. Drawing by Mr.Paper




Mr.Paper 작가가 액자 선물을 하여, 집에 전시되어진 작품






붉은 입술, 하얀 눈물, 그런 안녕 by 최보통


붉은 입술이 안녕 말하네

하얀 눈물이 주룩 흐르고

검은 그림자 모습 감추며

이제는 안녕 그렇게 안녕


뚜루뚜루 뚜뚜루 뚜루 뚜뚜뚜

뚜루뚜루 뚜뚜루 뚜루 뚜루루

뚜루뚜루 뚜뚜루 뚜루 뚜뚜뚜

뚜루뚜루 뚜뚜루 뚜루 뚜루루


흩날리는 벚꽃 따라 날려오던 너의 향기들

시원스러운 빗줄기에 즐거웠던 여름날 산책

떨어지는 낙엽 보며 나누었던 우리 얘기들


소복소복 쌓인 눈길 밟으며 즐거웠던 기억

유난히 하얗게 빛났던 우리 얘기들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추억들


붉은 입술이 안녕 말하네

하얀 눈물이 주룩 흐르고

검은 그림자 모습 감추며

이제는 안녕 그렇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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