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다시 보았다

장면

by 현 Hyun


늦은 오후 슈퍼마켓에 들렀다. 자동문 입구 오른쪽 평평한 쇠기둥에 종이가 붙어 있었다. 바람에 종이 끝이 흔들거렸다. A4용지에 출력된 전단지였다. 상단에는 컬러 사진이 두 장이 나란히 있었고 그 밑에는 설명이 있었다.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는 내용이었다. 한 사진은 고양이가 카메라를 쳐다보는 얼굴이 클로즈업되어 있었고 그 옆에는 전체 몸통이 나온, 책상에 엎드려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며칠 전 꿈에 나온 주황색 치타와 유사한 노란 몸통에 검은 줄무늬의 고양이였다. 고양이는 내 꿈속의 치타가 그랬던 것처럼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고양이는 지금으로부터 딱 2년 전 3월에 태어났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을 한 컵 마셨다. 냄비에 물을 올렸다. 계란을 삶기 위해서였다. 물이 끓으면서 수증기가 위에 달린 환풍기 금속판에 닿아 물방울로 변했다. 계란 두 개를 물에 넣고 환풍기를 틀고 창문을 열었다. 오른손으로 창문 손잡이를 잡아 돌렸다. 도로 방향으로 난 창을 통해서 맞은편의 인도와 인도를 따라 있는 주차공간이 보였다. 창을 열자 도로의 소음이 들어와 환풍기 소리와 섞였다.


누군가 주차된 차 앞에서 기웃거리고 있었다. 두터운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는데 검은 비니 모자를 쓰고 있었다. 어제 본 사람과 비슷해 보였다. 왼손으로 카드결제 기계 같은 것을 감싸 쥐고 오른손으로 버튼을 누르고 있다. 날이 따뜻해져서 그런지 불법주차 단속 요원들이 아침 시간에 자주 보였다. 요원이 자동차의 앞 유리창을 허리를 숙여 살펴본다. 그리고 좀 떨어진 곳에서 햇살 아래에서 뭔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한 마리의 고양이가 슬그머니 지나간다.


요원은 점심시간에는 주변 마트에서 간단하게 해결했다. 정육코너에 가서 빵과 같이 주는 고깃덩어리를 샀다. 마트 밖에 있는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탁자에 빵을 잠시 내려놓았다. 고기를 빵에 넣어 한입 베어물 때마다 멀리 하늘이 보였다. 오늘따라 유독 햇볕이 시리다.


그는 딸기를 사러 온 나와 눈이 마주쳤다. 동료와 함께 있었고 빵 봉투만 납작하게 테이블 위에 남아 있었다. 바람에 날아갈까 손으로 살짝 눌러주었다. 실루엣으로 나는 그가 그인 줄을 알아보았다. 혹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속 요원들은 모두 비슷한 차림이라서 어제의 요원이 오늘의 요원 같아 보였다. 나는 다시 한번 고양이 전단지를 유심히 살펴봤다. 지난번에 고양이의 이름을 보지 않아서였다.


저녁 시간이 되면서 밖이 조금씩 어두워져 간다. 요원들은 오후 시간에는 다른 구역으로 이동했다. 비어있던 주차장에 차들이 다시 한두 대씩 채워지기 시작한다. 저 멀리서 까마귀 떼가 소리를 내면서 날아간다. 소리가 한동안 하늘에 머물렀다.














작가의 이전글꿈속의 두 마리 치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