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변화에도 길은 있다

7장. 몸과 마음: 어떻게 나를 온전히 지킬 것인가

by 최동철

7장. 몸과 마음: 어떻게 나를 온전히 지킬 것인가


우리는 일과 성공을 위해,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를 위해 쉴 새 없이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하지만 정작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 즉 우리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데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는가? 수많은 정보와 과도한 업무,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번아웃과 스트레스는 현대인의 숙명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나 자신이 무너지면 세상의 모든 부와 명예, 사랑하는 관계마저 온전히 누릴 수 없다. 나를 온전히 지키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내 삶의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책임이다. 주역은 ‘비움(損)’과 ‘채움(益)’의 지혜를 통해 어떻게 우리 몸과 마음의 균형을 되찾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지 알려준다.


- 손(損)괘와 익(益)괘: 비움과 채움의 균형
주역에서 산택손(山澤損)괘(☶☱)는 ‘덜어냄’의 지혜를 상징한다. 산(☶) 아래에 연못(☱)이 있는 모습으로, 연못의 흙을 덜어내어 산을 더 높고 튼튼하게 만드는 형상이다. 이는 아래의 것을 덜어 위의 것을 보태는 것, 즉 나의 감정적 욕구나 불필요한 욕심(아래)을 덜어내어 정신적인 성장과 내면의 단단함(위)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최근 유행하는 ‘미니멀 라이프’의 철학적 기반이다. 반대로 풍뢰익(風雷益)괘(☴☳)는 ‘채움’의 지혜를 상징한다. 바람(☴) 아래에 우레(☳)가 있는 모습으로, 부드러운 바람과 강한 우레가 서로를 도와주는 형상이다. 이는 서로를 이롭게 하는 것, 즉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나의 근본(아래)을 튼튼하게 하는 지혜로운 자기 투자와 관리를 의미한다. 우리의 삶은 손(損)과 익(益)의 끊임없는 순환이다. 건강한 삶이란, 나에게 해로운 것을 덜어내고(損) 나에게 이로운 것을 채우는(益)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현대인의 과로와 스트레스는 나를 끊임없이 덜어내기만 하고(過勞-損), 제대로 채워주지 않는(休息不足-無益) 불균형 상태에서 비롯된다. 소유와 절제 사이에서 나만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몸과 마음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 덜어낼수록 가벼워지는 삶의 역설

손(損)괘의 첫 번째 가르침은 ‘비우라’는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이 가질수록 행복해질 것이라 믿지만, 현실은 종종 그 반대다. 너무 많은 물건, 너무 많은 약속, 너무 많은 정보는 오히려 우리의 정신을 고갈시키고 삶을 무겁게 짓누른다. 덜어내는 것은 단순히 물건을 버리는 행위에서 그치지 않는다.
* 물질적 정리: 몇 년간 입지 않은 옷, 언젠가 쓸 것이라 쌓아둔 물건들을 정리하라. 비워진 공간은 새로운 에너지가 들어올 자리를 만들어준다.
* 정신적 정리: 나를 괴롭히는 과거의 상처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덜어내라. 명상이나 일기 쓰기는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 좋은 도구다.
* 관계와 약속의 정리: 나의 에너지를 뺏기만 하는 관계, 마음이 내키지 않는 약속은 과감히 거절하라. ‘아니오’라고 말하는 용기는 나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소수의 중요한 일과 관계에 집중할 때, 삶의 만족도는 오히려 높아진다.
덜어냄은 상실이 아니라, 가장 소중한 것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다. 덜어낼수록 삶이 가벼워지고, 영혼이 맑아지는 역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 번아웃 시대, 나를 채우고 회복하는 법

덜어내기를 통해 공간을 만들었다면, 이제 익(益)괘의 지혜를 통해 그 공간을 좋은 것으로 채워야 한다. 번아웃은 에너지가 소진되었다는 몸과 마음의 경고 신호다. 이 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달리기만 하면 결국 탈이 나게 마련이다. 나를 채우고 회복하는 익(益)의 방법은 거창하지 않다.
* 몸의 피로 신호 알아차리기: 어깨 뭉침, 잦은 두통, 소화불량 등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을 예민하게 알아차리고 즉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
* 양질의 휴식 실천하기: 잠들기 전 스마트폰 보기처럼 뇌를 피로하게 하는 휴식이 아닌, 진정한 재충전을 위한 휴식이 필요하다. 충분한 수면, 가벼운 산책, 따뜻한 목욕 등이 좋은 예다.
* 나에게 기쁨을 주는 활동에 투자하기: 일과 상관없이 순수한 즐거움을 주는 취미 활동에 시간을 투자하라. 음악 감상, 그림 그리기, 운동 등 무엇이든 좋다. 이는 고갈된 정신적 에너지를 보충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일(損)과 휴식(益)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잘 쉬어야 일의 효율이 오르고, 효율적으로 일해야 충분히 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나를 이롭게 하는(益) 지혜로운 투자는 결국 더 큰 성과로 돌아온다.

- 몸과 마음의 조화를 찾는 길

몸과 마음은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다. 마음의 스트레스가 신체의 질병으로 나타나고(心身症), 몸의 컨디션이 그날의 기분을 좌우한다. 몸과 마음의 조화를 찾는 것은 건강한 삶의 핵심이다.
* 주역적 건강 관리: 운동 역시 음양의 조화가 필요하다. 땀 흘리는 격렬한 운동(陽)과 몸을 이완시키는 스트레칭이나 요가(陰)를 균형 있게 병행해야 한다. 식습관 역시 몸을 차갑게 하는 음식(陰)과 따뜻하게 하는 음식(陽)을 조화롭게 섭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내면 성장을 위한 성찰: 하루 10분이라도 온전히 자신과 마주하는 명상과 성찰의 시간을 가져라. 이는 마음의 근력을 키우고, 스트레스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길러준다.
* 자연과의 교감: 자연은 손(損)과 익(益)의 조화가 가장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곳이다. 숲길을 걸으며 복잡한 생각을 비워내고(損), 맑은 공기와 햇살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채우는(益)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은 놀랍게 회복된다.
나를 온전히 지키는 것은 내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일이다. 비움과 채움의 지혜를 통해 몸과 마음의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어떤 변화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이전 09화어떤 변화에도 길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