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우산을 챙겨 들다

인간의 어리석음

by 최동철

빗소리가 들리는 새벽 3시 32분. 평소보다 늦은 발걸음으로 하산길에 접어듭니다.

오늘의 발바닥 명상은 "어리석은 나는 왜 똑같은 실수를 반복 하는가?" 입니다.


인간은 왜 어리석게도 거듭해서 실수를 할까요?

저는 어제 갑자기 내린 비 때문에 산 중간에서 하산을 해야 했습니다. 오늘도 새벽에 집을 나서는데 비슷한 상황이 발생 했습니다. 비는 한 두 방울 떨어지고 있었지만 과거의 데이터인 일기예보에는 약한 비로 표시되어 있었고, 이후 시간대에는 비 표시가 없었습니다. 비가 내리는 현실은 외면한채 눈앞에 펼쳐진 먹구름 자체가 어제보다는 좀 밝은 빛을 띄었기 때문에 비를 쏟고난 후 잠깐 머무는 약한 빗방울로 곧 멈추는 비라고 판단을 내렸습니다.


'곧 그칠것 같은 빗방울과 어제보다는 좀 옅은 구름 ' 이것에 판단의 가중치를 두었고 숲 속에서는 나뭇잎이 우거져 우산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믿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산을 들지 않고 지팡이만 하나 달랑 들고 길을 나섰습니다. 사실은 우산을 들고 산행을 하는 불편함이 판단하는데 있어 핑게가 되었습니다.


길을 나서서 산 아래쯤 다가오자 갑자기 또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아차차' 그때는 판단을 빨리 해야 됩니다. 저에게 중요한 것은 시간입니. 새벽 첫차를 타고 일을 하러 가야 되서 산을 오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뒤도 안 돌아보고 다시 집으로 뛰어갔습니다. 뛰어가서 지팡이를 던지고. 우산을 챙기고 다시 길을 나섰기 때문에 오늘은 어느 때보다 늦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시 산행을 시작하는 늦은 발걸음. 그제야 저는 발바닥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빗물에 젖은 흙과 돌멩이의 감촉은 제 어리석음을 꾸짖는 듯했습니다. '왜 똑같은 실수를 두 번이나 반복하는가?' 눈에 보이는 빗방울을 외면하고, 그저 보고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대로만 판단했던 저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삶에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곤 합니다. 과거의 경험을 간과하고, 현실을 애써 외면하며,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발바닥은 늘 정직하게 진실을 말해줍니다. 차갑게 젖은 발은 지금 이 순간 비가 내리고 있다는 것을, 미끄러운 감촉은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합니다. 발바닥이 전하는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바로 '발바닥 명상'이 제게 가르쳐 준 깊은 깨달음입니다.


오늘 새벽, 두 번의 실수를 통해 얻은 이 명쾌한 깨달음은 단순한 교훈을 넘어 삶의 태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남겨주었습니다. 모든 것은 마음의 세계에서 비롯된다는 믿음처럼, 발바닥이 전하는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발바닥이 닿는 모든 순간, 감사와 겸손의 마음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어느덧 거짓말처럼 비는 그쳤고 그믐달이 빛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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