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은 삶이 더 아름다운 이유

'이빠진 동그라미'가 알려준 느릿느릿 삶의 여유

by 최동철

모처럼 특별한 약속 없이 맞이한 일요일 아침, 평소처럼 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아직은 늦지 않은 기회를 위해 늦매미 소리가 귓가에 울리고, 어둠에 가려져 있던 버섯과 거미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한 마리의 거미가 옷깃에 붙어 따라왔지만, 이마저도 자연의 일부인 듯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느릿느릿 걸으며 오늘 하루, 특별한 일이 없다는 사실에 안도합니다. 발바닥 명상 중에 '이빠진 버섯'을 보았습니다. 제 마음속에 문득 얼마 전 지인이 알려주었던 노래 한 곡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이빠진 동그라미'라는 제목의 노래입니다. 한쪽이 빠져 완벽한 원이 아닌 동그라미가 자기 짝을 찾아 굴러가는 이야기죠. 완벽하지 않아 빨리 굴러갈 순 없지만, 덕분에 꽃향기를 맡고 주변 풍경과 대화하며 나아갑니다. 그러다 마침내 자신에게 딱 맞는 조각을 찾아 끼워보니, 오히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불편함만 커지는 것을 깨닫고는 조용히 그 조각을 내려놓고 다시 천천히 굴러간다는 이야기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저는 늘 여유를 두려워했습니다. 게으른 것은 아닌지,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며 스스로를 끊임없이 혹사시켰죠. 하지만 그렇게 바쁘게만 달려온 결과, 제가 멀리 왔는가 생각해보면 오히려 제자리에서 헤매기만 한 것은 아닌지 되묻게 됩니다. 어쩌면 잠시 멈춰 서서 나의 위치와 방향을 살필 여유가 있었다면, 더 천천히 걸었더라도 지금보다 더 멀리 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이 발바닥을 타고 올라옵니다.


오늘 산길에서 만난 수많은 '이가 빠진 버섯'들처럼, 세상에는 완벽하지 않은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는 완벽함을 향해 끊임없이 정밀함을 높여가지만, 완벽해져 가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일까, 그리고 완벽해서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오늘의 여유와 쉼은 저에게 이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기회를 주었습니다. 삶은 모든 것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약간의 비어 있음, 즉 불완전함이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요. 그 불완전함이 우리에게 주변의 아름다움을 볼 여유를 주고,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주기 때문입니다.


더위가 가시고 쾌적해진 아침 공기처럼, 오늘의 발바닥 명상은 제 마음의 온도도 한결 낮춰주었습니다. 저는 오늘 하루를 느긋하게 시작했고, 또 여유롭게 마무리할 것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깨달음과 함께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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