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늘 바쁜데, 몸은 왜 따라주지 않을까
깊은 새벽 3시 32분, 서늘한 기운이 피부에 닿을 때, 저는 하산길로 들어섭니다. 발바닥이 땅과 만나는 순간, 일상에 쫓기던 마음의 소음이 잦아들고 오직 발바닥의 감각만이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오늘따라 달빛이 유난히 밝은 새벽, 가을을 알리는 서늘한 바람이 발끝부터 온몸으로 스며듭니다. 어둠 속에서 발바닥으로 더듬어 걷는 산길, 차가운 돌멩이의 단단함과 축축한 흙의 부드러움이 발바닥에 번갈아 전해져 옵니다.
이번 한 주도 바쁜 일들이 예고된 월요일입니다. 새벽부터 한 주간의 계획과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다 보니, 마음이 먼저 앞서갑니다. 마치 주중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다, 주말이 되면 두세 배는 빨라지는 것 같습니다. 마음은 늘 여유를 찾지만 정작 휴일이 오면 또 다른 숙제들로 가득 차버립니다. 쉬고 싶지만 해야 할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니, 몸은 따라주지 않고 마음만 늘 바쁩니다.
어쩌면 삶이란, 이렇게 늘 채워지지 않는 계획과 아쉬움을 안고 살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발바닥으로 땅의 감촉을 온전히 느끼며 걷는 이 시간은, 바쁜 마음의 속도를 잠시 멈추고 현재에 머무르게 합니다. 발바닥은 그저 묵묵히 땅을 딛고 나아가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밝은 달과 별이 어우러진 새벽 하늘 아래, 저는 발바닥 명상을 통해 삶의 속도를 조절하는 법을 배웁니다. 가을의 서늘함이 더해지는 지금, 삶의 속도를 늦추고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오늘 하루도 바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발바닥으로 땅을 딛는 순간의 충실함으로 시작해 봅니다. 삶의 모든 계획을 완벽히 이룰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오늘 하루만큼은 발바닥이 찾아가는 길을 따라 묵묵히 걸어가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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