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29분, 죽음을 걷고 삶을 만나다
세상이 가장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시간, 새벽 3시 29분. 나는 어둠 속으로 한 걸음 하산길을 내디뎠습니다. 발바닥으로 전해져 오는 서늘한 흙의 감촉이 오늘의 명상이 시작되었음을 알립니다.
어제의 분주했던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금 고요한 일상의 궤도로 돌아왔습니다. 하루에 감당할 수 있는 일의 양은 정해져 있기에, 무리하지 않고 적절한 선을 지키는 것. 그것이 오늘을, 그리고 내일을 온전히 살아내는 지혜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그리고 오늘, 발바닥은 유독 묵직한 화두를 던져옵니다. 바로 '죽음'에 관한 것입니다.
비에 젖은 축축한 흙과 때로는 작은 돌멩이가 발바닥을 강하게 눌러옵니다. 이 모든 감각은 '지금, 여기'에 나를 붙들어 매면서도, 동시에 존재의 시작과 끝이라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으로 이끌어 갑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요?
태어남에 이유가 없었듯, 죽음 또한 그저 돌아가는 과정일 뿐일까요?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이 평등하다는 사실은, 어쩌면 삶의 가장 큰 불공평함 속에 숨겨진 유일한 공평함일지도 모릅니다.
이 피할 수 없는 종착지를 향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의 마지막이 헛되지 않고, 고귀할 수 있도록 '잘 살아야 합니다.' 나를 온전히 살피고, 내 주변을 따뜻하게 돌아보는 것. 그것이 죽음을 아름답게 맞이하는 길일 것입니다.
오늘의 이 한 걸음은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발걸음이 아닙니다. 오히려 죽음으로부터 가장 멀리 돌아가는, 가장 건강하고 생명력 넘치는 삶을 향한 발걸음입니다.
#발바닥명상 #새벽산책 #맨발걷기 #죽음과삶 #마음챙김 #일상의철학 #인생성찰 #새벽감성 #최동철의사색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