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할 것 없어 더 특별한, 금요일의 발바닥 명상
건강검진으로 하루를 쉬고, 다시 새벽 산에 올랐습니다. 한 주를 마무리하는 금요일, 시계는 새벽 3시 28분을 지나고 있습니다. 어둠 속으로 하산길에 한 걸음 내디디며, 이틀 만에 다시 만나는 흙의 감촉에 집중하며 오늘의 '발바닥 명상'을 시작합니다.
산 아래서는 바람이 제법 불어 걱정을 했는데, 막상 산 위에 오르니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합니다. 바람은 잦아들고, 구름은 적당히 걷혀 그 사이로 별들이 총총 빛납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초겨울처럼 날카롭던 냉기는 사라지고, 오늘은 오히려 포근한 기운마저 감도는 온화한 바람이 뺨을 스칩니다.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땅의 기운보다, 이 부드러운 공기가 먼저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합니다.
오늘의 발바닥 명상은 특별한 내용 없이 스스로 되뇌며 걷습니다. 그저 산을 오르는 내내 이 생각, 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들... 꼬리를 무는 상념들.
때로는 이러한 '상념'들을 애써 비우려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떠오르는 대로 두는 것.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다 보면, 흩어져 있던 마음의 조각들이 어느새 스스로 제자리를 찾아가며 정리가 되는 것을 느낍니다.
복잡함 속에서 질서가 태어나듯, 수많은 생각의 흐름이 오히려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힙니다. 어느덧 목표 지점에 도달하고 내려가는 길, 다시금 여러 생각에 잠깁니다. 억지로 비우려 하지 않고, 그저 걷습니다. 발바닥이 단단한 땅을 디딜 때마다, 어지러웠던 마음이 한 겹씩 가지런히 정돈됩니다.
고요한 새벽 산이, 흩어진 제 마음을 차분하게 정리해 주었습니다. 이 정돈된 마음으로 오늘 하루와 앞으로의 시간들을 맞이하려 합니다. 산아래 어는 집 울타리에 잠시 포근한 틈을 타서 장미가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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