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을 견딘 후에야 비로소 속도가 붙는다

삶의 짐을 늘리는 일, 혹은 꿈을 심는 일

by 최동철

2025년 11월 19일, 새벽 3시 31분.
오늘도 어둠이 짙게 깔린 산길을 내려갑니다. 평소보다 조금 늦은 시간입니다. 잠깐의 쪽잠이 달콤했는지, 몇 번의 알람을 뒤로하고 뒤척이다 겨우 몸을 일으켰습니다. 늦어진 출발 탓에 마음이 급해질 법도 하지만, 발바닥에 닿는 새벽의 냉기는 오히려 차분하게 호흡을 고르라 말하는 듯합니다.

산을 오르는 길은 삶의 예열 과정과 같습니다. 시간을 단축하겠다고 무작정 서두르거나 뛸 수는 없습니다. 오르막에서는 그저 묵묵히 중력을 거스르며 근육을 데우고, 호흡을 틔워야 합니다.
속도는 정상에 섰다가 내려올 때 비로소 낼 수 있습니다. 올라갈 때 충분히 워밍업을 마친 몸만이, 내려가는 길에서 탄력을 받아 경쾌하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네 삶도 그렇지 않을까요? 힘겨운 상승의 시간을 견뎌낸 후에야, 일의 흐름을 타고 속도를 낼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어느덧 수요일입니다. 월요일과 화요일의 피로가 거칠었다면, 수요일의 피로는 몸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견딜 만한 무게입니다. 발바닥이 흙길의 굴곡에 적응하듯, 내 몸과 마음도 한 주의 리듬에 맞춰 조율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오후에 중요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일을 잘 매듭짓고 나면 한숨 돌릴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 안도감 속에 또 다른 씨앗이 떨어졌습니다. 나의 내일, 나의 앞날을 위한 새로운 계획 하나가 고개를 듭니다.

이미 해야 할 일들로 가득한데, 또 일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잠시 고민도 됩니다. 하지만 이 새로운 계획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준비'이기에, 걱정보다는 설렘으로 다가옵니다.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대지의 단단함처럼, 나의 미래를 지탱해 줄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일은 언제나 가슴 뛰는 일입니다.
일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세상이 넓어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르막이 힘들어도 결국엔 내려갈 때의 속도를 만들어내듯, 지금의 분주함은 훗날 나를 더 멀리 데려다줄 추진력이 될 것입니다.
복잡한 생각들은 산에 내려놓고, 이제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산을 내려갑니다. 오늘도 힘차게, 나의 속도대로 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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