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모든 것을 한다: 젖은 산길을 걸으며

비 온 뒤 찾아온 별, 그리고 가벼운 금요일

by 최동철

2025년 11월 28일, 새벽 3시 30분.

어제 내린 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산길에 섰습니다. 축축하게 젖은 흙내음이 코끝을 스치고, 발바닥에 닿는 지면은 평소보다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미끄러운 길은 쉬이 속도 내는 것을 허락하지 않기에, 평소보다 더 깊고 조심스러운 호흡으로 새벽을 엽니다.


산길을 오르는 내내 발바닥 온 신경을 지면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빗물을 머금은 낙엽들은 마치 살얼음판처럼 미끄러웠습니다. 한 발 한 발, 꾹꾹 눌러 밟으며 대지와 접하는 그 순간의 긴장감이 오히려 잡념을 사라지게 했습니다. 평소라면 이미 정상에 닿았을 시간이지만, 오늘은 자연이 허락한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걸음을 옮겼습니다.


조심스러운 발걸음 끝에 고개를 들어보니, 어제 밤 불었던 거친 바람이 구름을 모두 걷어내고, 있어야 할 그 자리에 별들이 가득합니다. 비와 바람이 지나간 뒤에야 비로소 드러나는 저 맑은 별빛처럼, 시련도 결국은 더 밝은 빛을 보기 위한 과정일지 모릅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저 별들이 새벽 산행의 가장 큰 선물이 되어줍니다.


오늘은 한 주의 끝자락, 금요일입니다. 금요일 새벽이면 한 주간 쌓인 피로가 어깨를 짓누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몸이 가볍습니다. 지난 한 주, '가벼운 마음'을 가지려 노력했기 때문인듯 합니다.


"마음이 모든 것을 합니다."

이 단순하고도 명확한 진리를 다시금 깨닫습니다.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니, 천근만근이어야 할 금요일의 몸마저 가벼워집니다. 추운 날씨조차 상쾌하게 느껴지는 것은 결국 내 마음이 맑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가벼움과 상쾌함을 다가오는 휴일, 그리고 다음 주까지 소중히 가져가려 합니다. 젖은 낙엽 위를 걸으며 균형을 잡듯, 삶의 무게 중심을 '마음의 평온'에 두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마음이 가벼우면, 세상 모든 길이 꽃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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