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과 채움의 역설
2026년 2월 12일 목요일, 새벽 3시 29분.
어제보다 단 2분 앞당겨진 하산길. 누군가에게는 찰나의 시간이겠지만, 매일 새벽 산을 타는 저에게 이 2분은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그것은 '쉼'이 나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았다는 몸의 정직한 고백이자, 회복의 증거입니다.
최근 누적된 피로로 인해 하산 시간이 기준시간 보다 1분 늦춰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는 일찍 귀가해 배불리 먹고 깊은 잠을 청했습니다. 그 덕분일까요? 오늘 아침, 눈을 뜨는 순간의 가벼움은 평소와 달랐고, 그 기민한 준비가 결국 어제보다 2분 빠른 발걸음을 만들어냈습니다.
발바닥에 닿는 감촉은 어제보다 또렷합니다. 차가운 새벽 공기를 머금은 흙의 질감이 발바닥 전체로 전달됩니다. 피로는 걷혔지만, 어제 저녁의 포만감이 몸 한구석을 묵직하게 누르고 있음을 느낍니다. 정신은 맑은데 몸은 무거운, 이 기묘하고도 아이러니한 감각. 이것 또한 오늘 제가 마주해야 할 제 모습입니다.
주역에서는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라 했습니다. 극에 달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는 뜻이지요. 피로가 극에 달했던 어제의 멈춤이 오늘의 흐름을 만들었듯, 지금의 이 묵직한 포만감 또한 오전의 바쁜 업무를 통해 에너지로 변하고 다시 비워질 것입니다.
설 명절을 앞두고 많은 일정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으려 합니다. 오늘 새벽 발바닥이 가르쳐준 '쉼과 일의 균형'을 기억하며, 하루를 차근차근 밟아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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