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는 발걸음: 멈춤과 나아감 사이에서

설 명절 앞, 마음의 속도를 늦추는 새벽 하산길

by 최동철

2026년 2월 13일 금요일, 새벽 3시 29분.
조금 일찍 산에 올랐고, 하산을 시작합니다. 오늘 아침 산의 공기는 유독 달고 상쾌합니다. 발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차갑고 단단한 흙의 감촉이 머릿속에 엉겨있던 복잡한 생각들을 하나둘씩 지면 아래로 흘려보냅니다.


내일부터는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됩니다.
돌이켜보면 해가 바뀌고 지난 한 달여의 시간 동안 제 몸보다 마음이 훨씬 더 바쁘게 달렸습니다. '올 한 해를 어떻게 잘 살아낼 것인가', '어떤 준비를 더 해야 하는가'라는 무거운 질문들이 머릿속을 채웠기 때문입니다. 그 질문들에 1년 12달 중 벌써 두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려 합니다.


발바닥 명상을 하며 천천히 걷다 보니 문득 깨닫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지만, 그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내 마음의 보폭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화살처럼 빠른 시간일지라도, 발바닥의 감각에 집중하며 걷는 이 순간만큼은 시간도 잠시 숨을 고르는 듯합니다.


올해는 제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익숙한 직업을 내려놓고 새로운 길을 걸어야 할지도 모르고, 혹은 지금의 자리에서 더 깊은 뿌리를 내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역의 이치처럼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상황이 아니라 태도입니다.
발바닥이 지면을 굳건히 딛고 있듯, 제 내면의 중심만 바로 서 있다면 어떤 변화가 닥쳐도 당황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아침, 하산길의 발걸음이 유독 가벼운 이유는 그 '당당한 한 걸음'에 대한 확신을 얻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연휴를 앞둔 오늘, 업무의 파도가 몰아치겠지만 그 속에서도 저는 아침에 다진 이 고요함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 오늘 하루도 발바닥의 감각처럼 생생하고 뜨겁게 살아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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