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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May 30. 2018

에디슨과 포드의 전기자동차에서 테슬라까지.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이차전지 산업 이야기

강릉 경포호반에 위치한 '참소리 축음기 에디슨 박물관'에는 생전 에디슨이 발명한 수많은 발명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미국 특허청에 공인된 특허만 약 2,300여 개를 남긴 에디슨의 수많은 발명품 중 가장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자동차왕 포드가 합작해서 만든 전기자동차였습니다.


포드는 에디슨보다 16세 연하지만, 생전 그 누구보다도 에디슨의 후원자이자 동료로 우정을 나눈 것으로 유명합니다. 포드는 "에디슨의 덕을 보지 않거나 그에게 빚지지 않은 사람을 찾으려면 정글로 가야 한다"라는 말로 인류에 대한 에디슨의 공헌에 헌사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전시된 전기자동차는 포드의 양산차 모델 T에 에디슨이 발명한 니켈-철 배터리를 결합한 모델로서 내구성 테스트를 위한 시험 주행을 1,600Km나 진행하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미국에서는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과 제품 개발이 있었고, 에디슨 전기주식 회사로부터 효율이 높아진 에디슨 전지를 공급받게 되면서 택시를 비롯 일반인들에게까지 전기자동차의 확산이 진행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높은 가격과 성능, 그리고 1920년대 미국 텍사스에서 유정이 개발되면서 자동차 산업이 상대적으로 값싼 원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위주로 재편되는 와중에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모델 T를 기반으로 에디슨 전지를 탑재한 전기자동차 앞의 에디슨
(좌)로부터 포드, 에디슨, 파이어스톤

최근 테슬라로부터 다시 전 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의 붐이 일어난 것은 어쩌면 100여 년 전 에디슨과 포드의 혜안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기자동차의 성공은 강력한 모터와 강성은 높고 가벼운 프레인 소재오 효율 높은 기구설계 등에 성패가 달려있는 종합적인 산업적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집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차전지의 성능에 달려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짧은 충전시간과 긴 주행거리, 그리고 기후와 사용 환경에 영향을 적게 받는 효율을 보장하는 이차전지의 개발이 급진전되면서 100여 년 전 에디슨이 꿈꿨던 전기자동차의 전성기를 비로소 맞게 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해당 분야의 기술이 전무하다시피 해서 일본 업체에서 이차전지 완성품을 수입하여 자사의 제품에 적용하는 정도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 이차전지 산업의 미래를 전망한 삼성 SDI와 LG화학 등의 한국 대기업들이 제조 기술개발을 진행해서 일부 자체 생산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2010년 삼성 SDI가 디디러 세계 이차전지 시장에서 단일 기업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에 대한 개발에도 국내 기업의 투자가 지속되며 성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LG화학의 경우에는 완성차 업체로부터 전기자동차에 탑재되는 이차전지의 수주를 잇달아 성공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 고객사로는 에디슨과 함께했던 포드를 비롯 GM과 현대기아차를 들 수 있습니다. 삼성 SDI도 독일 최대의 완성차 업체인 BMW와 미국의 크라이슬러로부터 수주를 받아 해당 브랜드의 전기자동차에 이차전지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고유가와 지구환경에 대한 위협, 탄소배출권에 대한 전 세계 규제 움직임 등은 향후 전기자동차가 내연기관 위주의 자동차를 대체하며 대부분의 시장을 교체할 것으로 예상하게 하는 원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전기자동차의 동력원이 되는 이차전지 산업은 더욱 각광받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빠른 속도로 일본 기업을 제치며 해당 분야에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온 성공의 방정식을 이어가며, 향후 본격적인 전기자동차 시대에 이차전지 생산 국가로 시장 점유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인지에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치열한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각국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은 이제 이차전지의 소재 개발로 집중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전해액을 대신하는 폴리머 소재의 개발과, 리튬을 대체하는 나트륨 소재 등의 신소재 개발 그리고 발전 설비를 고효율의 태양광 등으로 교체하려는 연구분야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차전지는 위에 예로 든 전기자동차뿐만 아니라 우리가 소지하고 있는 스마트폰 등의 모든 정보화기기에도 제약 사항이 되는 부품입니다. 한번 충전으로 열흘 이상을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있다면 단숨에 시장을 석권할 것입니다. 이차전지의 소형화와 경량화에도 연구개발이 집중되어야 하는 필요성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차전지 산업과 관련한 정부의 적절한 지원도 해당 분야의 경쟁력을 올리는 데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차전지 산업은 단기의 성과를 위해 투자가 진행될 경우 자칫 좌초될 수 있는 성격을 가진 장기 투자가 필요한 분야입니다. 따라서 빠른 상용화를 위한 기업 본연의 연구개발과 병행해서 국가의 지원은 좀 더 장기적인 연구 성과를 목적으로 하는 원천연구에 집중되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얼마 전 타계한 LG그룹의 구본무 회장이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이미 미래 성장동력으로 이차전지를 선택했던 사례는 해당 산업의 긴 호흡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당시 부회장이었던 그가 미래를 내다보는 의사결정으로 해서 10여 년의 투자를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시장이 열리지 않아 2005년에는 이차전지 사업 분야에서만 약 2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게 됩니다.
이때 사업 속도를 변경하고나 축소했더라면 오늘날 LG가 올리고 있는 이차전지 산업 분야에서의 놀라운 성과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너가 직접 이차 산업분야에 대한 전망을 내부 직원들에게 설파하며 흔들림 없이 사업을 독려한 결과 현재 LG화학은 해당 사업을 통한 고부가 제품 개발을 통해 놀라운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차전지 산업 분야를 통해 반도체로부터 시작된 전 세계 1위 시장을 선점하는 국가 산업의 경쟁력이 미래에도 지속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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