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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Nov 28. 2015

드롭박스 (Dropbox) 이야기

USB 메모리가 불편해서 차린 회사가 3억명의 서비스로.

노트북을 챙겨서 집 밖에 나섰는데 중요한 파일을 담은 USB 메모리를 책상 위에 두고 온 것이 생각나는 순간 확 밀려오는 짜증이 10조 가치의 기업을 일구어 내는 데 출발점이 되었다면 믿겨지십니까?

위 이야기는 실제 크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로 3억이 넘는 가입자수를 자랑하는 드롭박스(Dropbox) 창업자의 실제 이야기라고 합니다.

당시 MIT 학생이었던 드루 하우스턴(Drew Houston)은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는 방안을 사업 모델로 해서 창업을 하게 되고, 자신의 파일이나 사진 등을 클라오드 서버에 저장해서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기기를 통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드롭박스를 런칭하기에 이릅니다.

드롭박스는 UI로 보아도 특별히 멋을 부리거나 하지 않는 기능 중심의 서비스로만 선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의 불편함과 만족스러운 기능의 간극을 메꾸는데 성공하며 첫 해 30만 명의 사용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지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스티브잡스가 생존 당시 드루 하우스턴에게 약 1조의 기업 가치를 인정하며 인수 제안을 했으나 거절당한 일화에서처럼, 드롭박스 경영진들은 심플하지만 강력한 기능을 바탕으로 다양한 환경의 변화에서도 계속 성장해 나가리라는 확신이 강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의 이러한 사업적 자신감이 통한 걸까요?

최근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의 경쟁 관계라고도 볼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관계를 맺으며 다시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사티아 나델라 CEO가 주도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개혁 방안의 일환으로 자사의 주력 응용소프트웨어인 오피스 제품을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로 변화하려는 프로젝트에 드롭박스를 강력한 협력자로 끌어 들이게 된 것입니다.

이제 사용자들은 모바일 환경에서도 오피스 제품의 편집이 가능한 무료 버전을 사용해 문서를 생성하고, 이 문서를 제품 내에 결합되어 있는 드롭박스 연동기능을 통해 저장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편집 작업이 완료 된 후 드롭박스에 자동 저장된 문서는 모바일이 갖는 자체 스토리지의 한계를 뛰어 넘으며, 태블릿 PC등에게 기존의 노트북을 대체하는 할용성을 부여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서비스인 원 드라이브가 있음에도 드롭박스를 저장 수단으로 연계한 것은 3억명이라는 방대한 회원 기반을 통해 자사의 모바일 오피스 제품을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시켜 그동안 열세였던 모바일에서의 시장 만회를 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오피스의 거의 모든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면서까지 드롭박스 사용자를  오피스 365 서비스의 가입자로 유도하려는 것입니다.

또 안드로이드에 비해 애플의 iOS 환경에 대한 지원을 우선적으로 실시하며, 아이패드와 아이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적극적인 구인책을 쓰고 있는 점도 눈 여겨 볼 만 합니다.

드롭박스가 이처럼 엑셀과 파워포인트, 워드로 구성되어 높은 점유율을 가진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문서의 생성/배포/공유/저장을 책임지는 생태계의 중심 기능으로 부각되면서 다시 도약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드롭박스는 소프트웨어 적인 제휴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제조사로부터도 수 많은 제휴 협력을 맺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는 오랜 제휴를 통해, 갤럭시 시리즈에 드롭박스가 프리 인스톨 되어 출하되었고 사용자들은 일정 기간 드롭박스의 유료 서비스 혜택을 제공 받기도 했습니다.

또 최신 형 아이폰에 추가된 지문 인식 인증 방식인 터치 ID를 드롭박스에서 사용자 인증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애플로서도 아이폰의 새로운 인증 방식이 다수의 사용자가 사용하는 드롭박스에 채택되며 활용도가 높아지는 것을 반길 것입니다.

이처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업체들에게 모두 적극적인 사업 협력을 제안 받으며, 드롭박스는 현재 약 10억 6천만달러로 추정되는 기업 가치가 더욱 더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해 10월 발생한 드롭박스의 사용자 중 700만명 계정 정보의 해킹 등과 같은 보안 이슈는 신뢰를 기반으로 중요 데이터를 포함한 문서의 저장을 주로 하는 그들의 서비스 모델에 가장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부각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드롭박스와 같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에는 '편이성'과 외부 업체와의 광범위한 제휴와 협력을 통해 조성하는 '생태계'의 확장 만큼이나, '보안성'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중요도가 강조되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 편이성을 떨어뜨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유저의 이탈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UX관점의 세심한 배려가 가미된 기획이 매우 중요합니다.  

Folder Cryptor와 같이 기존 서비스에 잘 녹아드는 추가 보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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