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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Aug 31. 2020

카 마스터:튜닝의 신, 흥미로운 넷플릭스 추천작

스타트업 창업자가 보면 좋을 TV 프로그램


넷플릭스에서 자동차 튜닝을 전문으로 하는 리얼리티쇼 '카 마스터:튜닝의 신'을 우연히 시청했습니다.

평소 자동차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미국의 클래식카에는 그다지 공유할만한 추억이 없었던 터에 찾아보는 프로그램이 아니었음에도 우연히 보기 시작한 시즌 1의 첫 회 시청은 어느덧 공개된 모든 에피소드를 다 보고서야 마무리되었습니다.


매 회 스토리가 이어지는 구조라 시즌 2에 걸쳐 총 16회의 에피소드가 통합된 서사를 이루는 흥미진진한 쇼였습니다.


무대는 샌프란시스코의 테미큘라(Temecula, CA)의 튜닝을 전문으로 하는 조그마한 샵인 고담 거라지(Gotham Garage)입니다.

고담 거라지 사장 마크 타울


고담 거라지는 위 사진 속 사장 마크를 비롯해서 총 5명으로 이뤄진 그야말로 소형 튜닝 샵이지만, 각자 맡은 분야의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 시리즈에 걸쳐 다양한 자동차를 복원 개조하여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선더버드

타이틀 로고의 그래픽 이미지에 매회 등장하는 위 사진 속 자동차는 프레임만 겨우 살린 자동차를 토대로 수작업으로 제작한 부품과 엔진들을 결합해서 멋지게 재연한 선더버드(1964년 모델)입니다.


고담 거라지의 인적 구성을 보면,


1) 모든 작업의 콘셉트 디자인을 머릿속에서 그려내는 사장 마크 타울


2) 비즈니스 기회를 엮어내며 사업 기획과 세일즈를 담당하는 비즈니스맨 숀 파일럿


3) 지저분한 외모와는 달리 섬세한 작업으로 든든한 추진력의 정비공 케이브맨


4) 캐드와 워터젯의 첨단 기술로 무장하고 차량 제작에 필요한 부품을 마법처럼 자체 제작해내는 금속 부품 전문가 토니 퀴논스


5) 팀 내 유일한 여성이자 엔진 전문가로 전직 모델 경력도 있는 콘스탄스 누네스


이렇게 총 5명으로 이뤄졌습니다.

고담 거라지 회의 모습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위 5명의 구성이 어쩌면 거의 모든 스타트업의 초기 구성원을 잘 나타낸 축소판과도 같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오너십을 발휘하는 오너 창업자가 각자의 영역을 담당하는 초기 멤버들과 모든 기회와 위기의 순간에 팀워크를 발휘하며 성장해 나가는 맥락을 충분히 맛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가 성공하기도 하고, 때로는 의외의 사건과 기대했던 거래의 불발로 좌절하기도 하지만, 합의를 이끌어내는 리더십과 자신의 역할 내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려는 열정들로 하나둘씩 더 나은 성장의 스토리를 써 나가는 고군분투의 서사는 묘하게 감정이입을 이끌어냈습니다.




작은 프로젝트를 완성해서, 더 큰 프로젝트의 재료로 교환해서 눈덩이가 불어나듯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사장인 마크와 비즈니스 담당 숀이 사무실에서 시각화한 보드판을 보며 같이 구상하는 장면이 매 회 나옵니다.


각론은 양보 없이 반대하고 절충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총론이 정해지면 구성원 모두가 감정 소모 없이 수긍하고 최선을 다해서 공통의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이 명쾌했습니다.


또 회사의 장기적인 비전과 대의를 염두에 두고 조직원들의 희생이 따르는 결정을 해야 할 때, 마크가 함께 전략을 만든 숀과 함께 나머지 팀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여 결론을 내는 과정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정해진 급여를 받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지분을 가지고 프로젝트가 성공할 때마다 유보금을 제외하고 남은 이익을 분배하는 일종의 파트너십을 가진 고담 거라지는 이러한 의사결정에 대한 간단하지만 확실한 룰을 미리 세워놓았습니다.


그 룰 안에서 자기주장을 충분히 하다가도, 결정이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으며 렌치와 토치를 집어 들고 프로젝트 완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쿨한 자세가 부러워 보였습니다.


교육과정을 통해 충분히 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대부분의 경우, 이런 과정을 잘못 거치면 서로 감정 소모와 회복되지 않은 골이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또 주변의 많은 스타트업의 경우 보상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고려가 없거나, 이를 서로 사전에 공유하여 공정한 룰로 만들지 않았을 경우 회사가 잘 되어도 오히려 더 반목하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고담 거라지의 경우에는 이뤄야 할 프로젝트의 정확한 목표와 구체적인 달성 기준이 공유되고, 그에 따른 보상이 사전에 계산이 될 만큼 모두가 룰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위에 언급했던 파트너십은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되어 매 작업마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노력을 아끼지 않는 원인이 됩니다.


숀이 사장이 회사를 위해 더 나은 결정을 하도록 자신이 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동원해서 끝까지 설득하는 에피소드를 보면, 이들은 결코 일방적이고 수직적인 관계가 아님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맡겨진 업무의 범주 내에서 소극적인 성취만으로 스스로를 제한하며 살아가는 직장인이라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작은 자극이라도 얻는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현재 넷플릭스에는 올해 공개된 시즌 2, 8회까지 방영이 되고 있으며, 반응과(별점 4/5) 최종 회의 줄거리로 보아 지금도 시즌 3의 제작을 위해 넷플릭스의 제작진이 고담 거라지와 함께 생활하며 다음 시즌 촬영을 계속하고 있으리라 짐작됩니다.


벌써부터 다음 시즌 3 방영분을 통해 그들의 성장기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 (로스앤젤레스)

그리고 고담 거라지의 팀원들 이름이 모두 새겨진 안내 명판과 함께, 그들이 복원한 희귀 콘셉트카 모델 Plymouth XNR 상설 전시되어 있는 로스엔젤레스의 피어슨 자동차 박물관도  한번은  보고 싶어졌습니다.




#넷플릭스추천 #카마스터튜닝의신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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