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잡스의 후회

by 최종신

문득 스티브잡스가 말년에 청년 시절 그의 삶을 떠올리며 후회를 했었을까 궁금해졌다.

창업을 도왔던 친구들에겐 성공과정에서 인색했고,
자신의 딸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자신을 지원했던 사람들이 등을 돌려댈만큼 독불장군이었고,
몇몇 직원에겐 참혹할만큼 냉혈 상사였고,
자신의 실책은 다른 경영진에게 전가했으며,
주차는 늘 장애인 주차장에 했던 그의 청년 시절을 말이다.

하지만 스티브잡스가 직접 주도해서 말년에 쓴 전기를 보면, 역시 그도 평범한 사람들처럼 젊은 시절에 대한 회한을 내 비쳤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그가 전기 집필을 담당한 작가에게 딸 리사에 대해 언급한 구절이 인상적이다.


"그때 다르게 행동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엔 제가 아버지가 된다는 걸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현실을 인정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리사가 내 딸이라는 친자 검사 결과가 나왔을 때, 내가 그 결과를 의심했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저는 리사가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 양육비를 지원하고 크리스앤에게도 생활비를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 (그의 전기에서 발췌)

스티브잡스가 만약 애플에서 축출될 즈음 세상의 기억에서 사라진 존재가 되었다면 그의 이런 후회섞인 말에 우리가 귀 기울일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그는 비난엔 신경쓰지 않고 앞만 보며 내 달린 결과 퍼스널컴퓨터의 시작에서 스마트폰 시대까지 아우르는 놀라운 역사를 스스로 쓸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그와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에게 20대의 스티브잡스는 아무리 좋게 보려해도 결코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도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세인의 비난을 알고는 있었다는 것 뿐이다.

그 당시 이거나, 혹은 한참 세월이 흐른 뒤 이거나...

만약 그가 세인의 평범한 기준에 따라 매번 옳은 행동을 하려고 노력했다면...

아마도 평범함 속에 묻혀 그의 놀라운 성과들은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광기와 열정, 세상과 불협화음을 일으킬 정도의 추진력을 빼고는 그가 이뤄낸 성과물들을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빛나는 것에는 음영이 함께 존재한다는 진리가 스티브잡스에게도 예외는 아닌 듯 하다.

또한 파격이 역사의 진보를 이끌어간다는 것도 자명한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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