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 모바일 노마드

하루 종일 온라인 세상 속을 부유(浮遊)하는 현대인들의 자기 들여다보기

by 최종신
과거에 주식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증권사 객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증권회사 직원에게 의뢰해서 거래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90년대 말 홈트레이딩 시스템에(HTS, Home Trading System) 온라인 주문 기능이 추가되면서 집이나 사무실에서 PC를 통해 주식 거래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증시 활황과 더불어 증권사 간의 HTS 경쟁이 추가되며 주식거래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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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사회학자 자크 아탈리는 그가 저술한 책 '21세기 사전'을 통해 21세기에 새로 나타나는 유형으로 디지털 노마드라는 신인류를 제안했었습니다.


그것은 디지털 기기를 통해 인류가 시간, 공간적 제약을 넘어서서 고정적인 정착을 떠나 유목민처럼 자유롭게 떠돌아다녀도 원하는 일들을 해 낼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이 도입하는 '모바일 오피스' 제도는 이런 시류를 영리를 위한 업무 환경의 변화 수단으로 이용합니다.


여기엔 사회적인 지위에 따른 보상이라 여겨졌던 사무실의 고정석이 사라지는 데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과, 회사 업무가 사생활과 섞이기 때문에 더 엄격한 자기 통제가 요구된다는 과제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면적인 모바일 오피스의 도입이 아니더라도 이제 기업에서 일하는 개개인들의 업무 영역이 과거처럼 책상에만 머무르지 않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필요하다면 서로 간의 정보 공유가 24시간 내내 어디서나 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개인 소유의 휴대 전화로 사적인 영역 외에도 회사의 업무까지 모두 커버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집니다.


이렇게 높은 성능의 스마트폰을 개인이 일상적으로 휴대하게 됨에 따라 디지털 노마드라는 어휘가 '모바일 노마드'로 조금 더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노마드라는 어휘는 현실세계에서의 공간적인 제약을 뛰어넘는 이동성을 의미합니다.

광활한 대지를 누비며 자유를 느꼈던 유목민 삶의 패턴은 모바일 기기를 손에 든 현대인들에게도 그대로 투영되어 하루 종일 온라인 세상 속을 부유(浮遊)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개인을 연결해 주는 것도 얼굴을 맞대는 고전적인 만남에서 SNS로 변화하며 그 영향력을 맹렬히 떨치고 있습니다.


이제는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며 얻게 되는 자유가, 역설적으로 우리의 하루를 더 조급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돌아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미 모바일 기기의 편이는 생활과 떨어질 수 없고 과거로의 퇴행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피할 수 없다면 현명하게 즐기는 것뿐입니다.

소소한 일상을 더 쉽게 기록하거나 소중한 추억을 생생하게 담는 등, 디지털 기기를 따스한 감성의 대상으로 자리매김해 보는 것도 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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