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 3사가 각기 게임 관련 방송을 편성해서 방영하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방송 시간대는 희박한 시청자 층을 대상으로 해서 주로 심야 시간대로 자리를 잡았었습니다.
1. MBC 줌인 게임천국(2003.03.06.~2005.04.21.) 2. KBS 게임 정보 특급(2003.06.27.~2005.05.07) 3. SBS 게임쇼! 즐거운 세상(2001.2.10~2012.3.31) 등이 그것입니다.
MBC 줌인 게임천국(2003.03.06.~2005.04.21.)
KBS 게임 정보 특급(2003.06.27.~2005.05.07)
SBS 게임쇼! 즐거운 세상(2001.2.10~2012.3.31)
게임이 중요한 콘텐츠 산업으로서 자리매김하는 국내에서의 위상을 반영하는 듯하여 관련 업계에 있는 분들에게는 자긍심 넘치는 방송들이었습니다. 주로 게임 방송의 공중파 신설이 결정되던 시기는 소니(SCEK)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기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여 플레이스테이션 2와 Xbox 등의 비디오 콘솔 게임을 본격 보급하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따라서 방송 내용 중에는 국내에서 산업 비중이 낮긴 하지만 비디오게임도 꽤 많이 소개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2005년 MBC와 KBS가 비슷한 시기에 종영을 하고, 꽤 오랫동안 방영을 이어가던 SBS 마저도 2012년 봄을 마지막으로 종영을 하기에 이릅니다.
공중파에서는 그 뒤로 게임을 소재로 하는 방송을 찾아보기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 이후 2000년대 초 인터넷 기업들의 버블 붕괴 이후 오랜 휴지기를 거쳐 모바일 열풍과 스타트업들의 도전으로 다시 관심을 끌기 시작한 IT와 관련한 방송이 반가운 시작을 하게 됩니다.
2012년 7월 첫 방송을 하게 된 KBS 편성 차정인 기자의 티타임이 그것입니다. 공영방송 기자라는 위치에 맞지 않게(?) 유머러스하고 시청자의 눈높이를 배려한 IT 관련 취재가 주로 내용을 이루는 이 방송은 여전히 심야시간대를 점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기에 이릅니다.
적어도 IT 강국이라고 스스로 자평을 하는 우리나라에, 그래도 공중파에 관련 전문 방송이 하나는 있다는 위안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이 방송조차도 종영이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옵니다. 이번 주 197회를 마지막으로 4년간 진행했던 이 프로그램이 막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공중파라는 영역이 과거에 비해서 그 위상이 높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수많은 케이블 채널과 종편 등이 범람하면서 이제는 시청자들에게 주목받는 주요 매체라기보다는, 그래도 공정성 있는 공공재의 성격이라는 마지막 보루의 경쟁력을 유지한 수많은 방송 채널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그런 공공재의 성격조차도 얄팍한 시청률의 셈으로 IT 전문 방송 하나조차 지켜내지 못할 만큼 여타 다른 방송들과 그 변별력을 스스로 무너뜨려 가는 것 같습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의 경우에는 시청률과 상관 없이 있어야 할 분야의 전문 방송이 긴 호흡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IT분야를 다루는 교양 프로그램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리는 IT 강국을 외치면서도 그나마 심야 시간대에 하나 있는 전문 교양 프로그램조차 5연도 못 채우고 단명을 하는 것인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