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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Mar 28. 2018

킹모그라스 탱크 이야기




아카데미과학의 '킹모그라스 탱크'


문방구의 유리 외벽을 가득 채운 조립식 장남감 중에 꽤 고가에 해당했던 킹모그라스 탱크는 또래 아이들 사이에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전기 모터가 2개나 들어가고 유선 리모콘으로 조종이 되는 이 탱크가 마당의 모래 놀이터를 파헤치고 다니는 상상을 하기도 했었죠.

당시 어찌어찌해서 이 탱크를 결국 손에 넣게 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상자를 뜯고 설명서를 읽는 둥 마는 둥 급하게 본드칠을 하며 조립을 했던 당시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나는 듯 합니다.

특히 땅을 뚫는 설정의 탱크의 뾰족한 앞 부분은 플라스틱이지만 도금이 되어 화려했습니다.

설레는 마음에 모래를 모아 작은 언덕을 만든 뒤 실전에 투입!

꼬마 전구를 힘겹게 반짝이며 모래밭을 누비긴 했지만, 왕두더지라는 이름처럼 모래 언덕을 뚫고 들어가진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당시 모든 조립식 장난감은 일본에서 만든 원형의 장난감이 쓰던 용도 폐기 직전의 성형 틀을 가져다가 플라스틱을 녹여 부어 만든 것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본 아이들과는 달리 우리가 산 조립식은 덕지덕지 붙은 플라스틱 가장자리를 칼로 다듬어야 했던 기억도 나네요.

그래도 오가며 문방구 유리벽에 가득 쌓아놓은 조립식 장난감의 상자를 보며 침을 꼴딱꼴딱 삼키던 그 시절이 생각납니다.

풍요가 넘쳐 절실함이 드물어진 요즘 아이들이 나중에 자라면 어떤 유년 시절을 떠올릴 지도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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