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종신 Mar 28. 2018

[서평] '집, 도시를 만들고 사람을 이어주다.'

부부 건축가의 집에 대한 이야기

임형남과 노은주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두사람의 이름이 합쳐져서 하나의 브랜드처럼 알려진 부부 건축가입니다. 

홍대 건축학과 졸업 동기로 1999년부터 가온 건축을 운영해 오면서 공동 작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2011년에는 본인들이 도산서원의 오마주라고 밝힌 바 있는 ‘금산주택’으로 공간디자인대상과 이듬 해 한국건축가협회 아천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가온 건축은 주로 주택 작업을 맡아 해 오고 있습니다.  
회사 이름의 '가온'이란 말도 '가운데'라는 순수 우리말 뜻과 '집의 평온함'이란 의미를 중의적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이 부부는 함께 하는 건축 뿐만 아니라 수 많은 저서의 공동 집필을 통해서도 이미 십여 권의 책을 출간해서 독자들과 활발한 소통을 해 오고 있습니다. 
주로 집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담은 책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들의 최근작인 '집, 도시를 만들고 사람을 이어주다.'도 역시 부부가 건축을 위해 쌓아 온 폭 넓은 생각을 흥미롭게 펼쳐놓은 대중적인 눈높이의 책입니다. 

다만 기존의 부부의 책과 다소 다른 것은, 문화와 인문학적인 영역을 주로 다루고 건축은 아주 작은 부분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 정도입니다. 

이 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아프리카에서는 노인의 죽음을 커다란 도서관을 잃는 것에 비유한다.'라는 구절입니다. 
아프리카처럼 거의 모든 지식이 다른 도움 없이 구전으로만 후세에 전해지는 사회에서는 평생 쌓아온 노인의 방대한 삶의 지식은 수 많은 책이 쌓여 있는 도서관과도 같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마치 아프리카 노인처럼 그 안에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희노애락 그리고 세월의 때가 쌓여 거대한 기억의 저장소 역할을 하는 집에 대한 저자들의 생각에 공감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공동 작업을 꾸준하게 해 낼 수 있는 것에는, 끊임 없이 집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해서 책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이 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직업관을 혼자 생각만 하기보다는 말로, 심지어 말보다는 글로 정리해서 당당히 대중에게 밝힐 수 있으려면, 용기와 자신감이 얼마나 필요할까하는 생각을 또한 하게 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