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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Mar 28. 2018

그룹 들국화, 드러머 주찬권을 보내며..

재결합 앨범 발매를 앞두고 갑작스런 이별


드러머 주찬권이 갑작스럽게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재결합을 통해 다시 앨범 발매를 준비해온 그룹 들국화는 더이상 온전한 모습으로 활동이 불가능해졌다.


소속사인 들국화컴퍼니도 "두 분(전인권과 최성원) 모두 주찬권 없이 들국화를 지속하는 게 어렵지 않겠느냐는 심경을 간접적으로 내비쳐 해체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인정했다. 

사실 들국화는 음악적 색체가 상반되는 전인권과 최성원을 그룹 내 다른 멤머들이 중간 조정 역할을 해 오며 유지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조정자 역할의 멤버에 변동이 생길 때 그룹은 흔들리기 마련이었다. 

1집 이후 조덕환의 부재가 그랬고,
솔로 이후에는 허성욱의 죽음이 그들의 팀웍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재결합 이후 주찬권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다시 '구심점'을 잃은 들국화. 

비틀즈의 존레논과 폴매카트니처럼, 그룹 내 전인권과 최성원의 대척점을 잘 엮어줄 무게중심이 모두 떠나게 된 것이다. 
그래도 유작의 녹음을 모두 마치고 세상을 떠나신 주찬권 덕분에, 들국화의 마지막 '정규 앨범'만을 겨우 남기게된 셈이다. 


그들의 전성기는 정규 1집의 활동기였다. 
그들의 1집 '들국화'는 가요 전문가들이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의 1998년 첫 발표 때 부터 지금까지 줄곧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후 여러가지 사연으로 해체된 이후 전인권과 최성원 그리고 주찬권이 의기투합하여 이룬 재결합을 통해 화려한 부활을 한 것은 아주 놀라운 반전이었다. 

들국화는 재결합 이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 등 한국의 대표적인 록페스티벌을 포함해 약  30 여 번의 공연을 가졌다.  공연에서 팬들은 전성기를 지나 완숙해진 그들의 음악에 열광했다. 

하지만 그랬던 들국화가 드러머 주찬권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그의 유작이 된 27년만의 재결합 신보 발표 후 일체의 활동을 중단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젠 굳이 들국화 이름으로는 컴백 같은 걸 안 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미 그들은 후회 없으리만큼 충분한 발자국을 남겼으니까...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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