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쇼핑목록
이쯤에서 아들의 쇼핑 목록을 파헤쳐보자.
(1) 동네 문방구 VIP
그는 일명 '호구'라 불리는 문방구 VIP다.
하굣길에 매일 들러 새로 들어온 물건이 없나 체크하고, 가장 먼저 산다.
그 앞 뽑기 기계도 모든 컬렉션을 모을 때까지 한다.
(2) 패셔니스타
맘에 드는 디자인이 있으면 색깔별로 사고 싶어 하고, 상의를 사면 그에 맞는 하의까지 페어링해야 직성이 풀린다.
불행히도 패션감각을 능가하는 예민한 촉각의 소유자라 사놓고도 못 입는 옷들이 더 많다.
(3) 장비빨
뭔가를 배우면 장비빨을 세우고 싶어 한다. 눈썰미가 좋아 비싸고 좋은 건 귀신같이 잘도 알아봤다.
골프를 배울 때는 금색 골프 퍼터를 사달라고 졸랐다.
배드민턴을 배울 때는 선수용 배드민턴채에 맛을 들여 좋아하는 색 조합의 프레임과 거트를 자신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하는 경지에 올랐으며 킥보드를 사줬더니 묘기 킥보드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 외에도 각종 악기, 스키, 스케이트, 자전거, 야구 글러브 등에 이르기까지 실력에 비해 과분한 물건들로 기선제압을 노린다.
(다음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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