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역적에 가깝다.
도파민 디톡스를 시작하기 앞서, 주변 가족들의 도움을 얻고자 문자를 돌렸다.
아이의 지나친 물욕을 조절하려 합니다.
ㅇㅇ에게 뭐 사주지 말 것.
저희와 상의 후 꼭 필요한 물건만 사줍니다.
협조 바랍니다.
며칠 뒤 친정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빠가 우울해하고 계셔."
아니, 이게 무슨 소리람?
그동안 '선물공세'라는 요행으로 손주의 갖은 아양과 재롱, 뽀뽀세례를 받아온 할아버지의 우울.
복병은 여기에 있었다.
우리 아빠는 첫 손주인 아이를 끔찍이 예뻐했지만 여느 할아버지들처럼 하루에 30분 이상 놀아주는 것은 힘들어하셨다.
대신 '사랑하는 손주에게 가장 좋은 것만 해주고 싶은 이 할아비의 마음만은 알아다오'의 심정으로 값비싼 물건들을 사주셨다.
분명 우리 아빠는 본인 자식들에겐 아껴야 잘 산다를 가르치셨는데 손주 콩깍지는 매우 강력한 모양이다.
헌데 웬 딸내미가 손주와 할아비의 사랑에 훼방을 놓으려 하다니!
단단히 심통이 나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거다.
쇼핑 좋아하는 아들의 낙을 빼앗고, 손주 선물 사주는 할아버지의 낙을 빼앗고
과연 나는 무사할 수 있을까?
무서워졌다.
최굴굴의 인스타그램에서 더 많은 사진과 함께 #광사미 즐기기
http://www.instagram.com/choigulgul
#광사미 #광선검사러미국여행 #용돈교육 #경제교육 #인스타툰 #육아툰 #육아일기 #육아에세이
#어린이쇼핑중독 #도파민 #도파민디톡스 #장난감쇼핑 #쇼핑중독 #할아버지 #조부모 #손주 #친정아빠 #친정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