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첫날부터 감지된 팀의 문제
초과 근무가 반복되었던 3년의 시간은 매우 길었다.
긴 터널을 지나 정해진 루틴대로 움직이는 부서를 한 번쯤 경험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동안 커리어들과 연계성도 있었고, 전혀 나에게 어울리지 않은 것은 아니라,이동을 신청했다
루틴 중심의 업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템포.
그런 환경을 상상하며 첫 출근을 했다.
그런데 첫날부터 무언가 이상했다.
첫 팀 회의,
15년차 차장급 선임의 표정은 단순한 낯섦이 아니었다.
피해의식인지, 경계심인지, 혹은 두려움인지 모를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얼굴에 스쳐 갔다.
나는 “새로 오셨나 보다” 정도의 반응을 기대했지만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대화를 거의 끊어버렸다.
그날 오후 회의에서도 기묘한 장면이 있었다.
그룹장이 페어웰 파티 장소를 정하자며
“새로 온 분이 정하는 걸로 할까요?”라고 가볍게 던졌는데,
그녀는 갑작스레 이렇게 말했다.
“엄청난 특혜시네요?”
방 안의 공기가 미묘하게 얼어붙었다.
나는 그 말이 왜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 알았다.
이 팀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역학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며칠 뒤, 막내와의 짧은 대화를 통해 더 많은 조각들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미 오랫동안 그룹장과 트러블이 있었고 팀의 식사 자리에도 합류하지 않았다고 했다.
업무적으로도 문제는 심각했다.
팀 업무의 기본인 실적·지표를 꾸준히 관리하지 않았고,
막내가 하던 일을 제대로 인수하지도 않은 채 엑셀에 숫자를 끼워 넣는 수준으로
보고 업무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왜 이런 사람을 이런 쪽으로 방출한 것일까?”
그때는 단순한 궁금증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팀이 안고 있는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구조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곳에는 오래된 균열이 있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묘한 긴장과 불신,
그리고 아무도 말하지 않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오래된 문제’가 있었다.
그날, 나는 그 균열의 첫 조각을 본 것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