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지

에세이_23

by 최한

어릴 적

귀지를 파자는 엄마의 말에 활짝

반가운 얼굴을 했다.


하던 것을 멈추고 달려가

엄마의 무릎에 귀를 대고

배꼽을 바라봤다.


코를 통해 들어오는

엄마의 체취가

작은 내 몸을 포근하게 안아줬다.


향긋한 비누향과 고소한 피부향이 어우러져

더할 나위 없이 포근했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엄마의 체취가 나에게 잔뜩 묻으면

혼자 돌아가 잠들 이불속에서도

나를 포근하게 안아줄 것만 같았다.


귀이개가 귓속으로 들어올 때

귀털을 건드리는 간질간질한 느낌에

손가락과 발가락을 움츠렸다.


"더 파주세요."

"더 긁어주세요."


엄마의 품에서 벗어나기 싫어

어리광 피웠던 작은 아이.


엄마의 향긋한 향기가,

따듯한 품이,

한껏 그리운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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