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휴대폰

에세이_30

by 최한

새해 첫날, 1월 1일. 설렘이 가득한 아침을 맞이했다.


2024년은 사건사고가 많아 힘든 한 해였지만, 2025년에는 모든 것이 잘 풀린다고 믿게 해 준 나의 띠 운세 덕분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눈을 떴다.


차분하게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 갑자기 휴대폰 화면이 검게 변했다. 전원 버튼을 눌러도 켜지지 않았다. 침착하게 전원선을 연결하고 두 시간 뒤에 다시 시도했지만, 화면에 나타난 사과 모양은 가로로 찢어지더니 다시 꺼져버렸다.


4년을 사용한 휴대폰이었지만, 이전 모델을 6년이나 쓴 나는 이 휴대폰을 앞으로 2년 더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새해에는 비용을 줄이고, 차곡차곡 돈을 모은다고 다짐했는데, 새 휴대폰을 사야 한다는 사실에 기분이 무겁기만 했다. 2025년이 잘 풀릴 거라는 운세를 믿었건만, '역시 그런 미신을 믿지 말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내가 잘 될 리 없지.' 새 휴대폰을 갖겠다는 설렘은 사라지고, 당장 할부금을 걱정하며 신세한탄이 밀려왔다.


하지만 결국 어쩔 수 없었다.


새 휴대폰을 구입하고, 방전된 옛 휴대폰이 켜지지 않아 자료도 모두 날아갔다며 한참을 투덜대며, 필요한 어플을 하나씩 다시 설치했다. '추억마저 날아갔구나.' 속상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그런 내 마음을 알기에 너는 함께 속상해했지만, "오래 사용해서 이제 떠나보낼 시간이 된 거야."라며 나를 위로해 줬다. 그러고는 함께 출근길에 나서면서, 너는 이렇게 말했다.

"새해에는 새 마음으로 시작하라는 뜻 같아. 진짜로 잘 풀릴 거야!"


내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는지, 너는 억지로 목소리를 높이며 힘껏 말해주었다. 그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동그랗게 떠진 눈으로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내며, 몸까지 내 쪽으로 틀면서 분위기를 바꾸려는 너.


그 모습 덕분에 나도 조금씩 마음이 풀렸다. "정말일까? 새로 시작하라는 거겠지?" 나도 활짝 웃으며 너를 바라봤다.


우리의 눈빛은 그저 말해주었다.

아무렴 어떠냐고. 내가 옆에 있지 않느냐고.


너와 함께 맞이한 2025년이 다시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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