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_31
너와 함께 집 근처 식당에 고기를 먹으러 갔다. 우리 동네는 젊은 사람들보다 중년층이 더 많은 동네라 그런지, 식당에는 언제나 불콰한 얼굴을 한 아저씨들이 자주 앉아 있었다.
그날도 역시, 상기된 얼굴을 한 아저씨들 틈에 자연스럽게 앉아 너와 고기를 구워 먹었다. 그 고깃집은 지나가다 한 번 가보고 싶다고 말만 했던 곳인데, 와서 먹어보니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그래서일까, 우리도 덩달아 상기된 얼굴로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문득 찬 기운이 나를 스쳐 지나갔다. 이유가 뭔지 고개를 돌려보니, 붉어진 얼굴을 한 아저씨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그 아저씨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리고 이내 마주한 장면에서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번졌다.
붉은 얼굴의 아저씨는 주머니에서 페레로로쉐 초콜릿을 꺼내어, 맞은편에 앉아 있는 일행에게 건넸다. 부끄러워하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그 아저씨의 마음속에는 어떤 감정이 있는 걸까?
초콜릿을 받은 아줌마의 얼굴도 붉게 물들었다. 아저씨와 함께 부끄러운 듯 소녀처럼 기뻐하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그들을 보며 마치 내가 초콜릿을 선물 받은 것처럼, 마음이 설렜다. 어느새 내 표정도 아줌마처럼 웃음 짓고 있었다.
그들을 보니, 나이가 들어도 낭만은 여전히 존재하고, 누군가에겐 그 낭만이 충분히 로맨틱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추운 겨울, 그 따뜻한 사랑이 고요히 피어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