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_32
아귀찜을 좋아하는 너와 함께 단골 식당에 갔다. 그날은 주말이라 그런지 식당은 가족 단위 손님들로 가득했다. 가장 조용해 보이는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은 우리는 아귀찜 2인을 주문하고, 밑반찬을 하나씩 집어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그때, 옆자리에도 한 가족이 들어왔다. 부모님과 딸, 아들, 이렇게 네 명이서. 자식들의 나이는 내 나이쯤 되어 보였다. 주말 저녁을 부모님과 함께 보내는 그들의 모습에 또래인데도 불구하고 묘한 대견함이 느껴졌다.
너에게 미안하지만, 나의 신경은 어느새 옆자리 가족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부모님과 잔을 부딪히며 소맥을 기분 좋게 마시는 아들과, 회사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신나게 풀어내는 딸. 부모님은 그 말을 다정하게 들어주었고, 이따금씩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의 모습에서 따듯한 감정과 행복을 느꼈지만, 이내 그 감정은 슬픔으로 바뀌었다.
그들을 보며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 시간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이 슬펐다. 더 이상 내가 그 시절에 가졌던 부모님과의 시간들을 되찾을 수 없다는 게 너무 아쉬웠고 사무치게 그리웠다.
아픈 마음이 더욱 깊게 파고들고 말았다. 내 손에 들려있던 소맥은 그 아픈 감정을 잠시나마 달래주고 있었다.
언제쯤 이 마음이 조금은 무던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