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너에게

에세이_09

by 최한

너는 요즈음 부쩍 회사생활을 힘들어해.


얼마 전 함께 공원에 갔던 날 너는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어. 그때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앞이 보이지 않아 무서워서 우는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안정을 취하게 하는 것뿐이었어.


다행히 시력은 금방 돌아왔고 너는 신경외과를 찾아가 검사를 받았지. 뇌 CT도 찍었어. 그 모든 과정이 겁이 났어. 정말 무슨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 이미 힘든 너의 마음이 더 힘들어질까 봐.


하지만 나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 것 같더라. 뇌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 문제일 것 같았어.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고 결국 스트레스가 문제였다는 걸 알게 되었어.


회사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너는 웃음을 많이 잃었고 얼굴에 그늘이 지기 시작했어. 내가 아는 예쁜 미소와 장난기 넘치는 네가 조금 망가져 있었지. 마음이 힘들다는 이유로 회사를 당장 그만둘 수 없는 현실이 미웠어.


너를 그곳에서 꺼내주고 싶었어. 이럴 때일수록 더욱 힘내서 너의 기분을 이끌어 가야 하는데 함께 쪼그라든 내 마음이 싫었어.


마음이 힘든 너에게 나도 모르게 날카로운 말투를 한 적이 있어. 툭 내뱉은 나의 말에 너는 상처받았지. 깊은 상처가 툭 건드려지니 그 상처에선 다시 피가 나기 시작했어. 힘들 때일수록 더욱 깊이 안아줘야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인데 연고를 발라주기는커녕 다시 피가 나게 만들었어.


네가 했던 말이 생각나. "너만은 나한테 날카롭게 대하지 말아야지." 네가 내 말에 아팠듯 나도 너의 말을 듣고 아팠어. 너의 말을 듣자마자 잘못됨을 알았어. 그 말속에서 네가 얼마나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사회생활을 하는지 알 수 있었어.


아픈 네가 온전해지려면 오래 걸릴 것을 알아. 자격이 없는 나지만 너의 상처를 보살펴주고 싶어. 그늘져 시든 너의 얼굴에 행복과 사랑을 잔뜩 불어넣어 다시 환하게 피어오르게 해 줄 거야.


나는 언제나처럼 여기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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