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_10
지난 토요일에 우리가 좋아하는 차이니스 바에 갔다. 맛있는 음식은 기본이고 어둑한 조명이 너와의 대화에 푹 빠질 수 있게 만들어 퍽 마음에 드는 식당이다.
그날도 우리는 바 테이블에 앉아 서로를 향해 몸을 돌리고 재미있는 이야기와 진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11년 동안 만난 너지만 매일 떠들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늘 신기하다.
우리는 요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나는 회사가 파산 위기에 놓여 마음이 불안한 상태고, 너는 직장 상사의 괴롭힘에 마음이 힘든 상태다. 나보다는 네가 더욱 힘들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얼굴에 진 그늘의 색이 네가 더 짙으니까.
우리는 마주 보고 서로의 마음을 치유해주고 있었다. 네가 위로의 말을 하지 않고 미소 띤 얼굴만 보여줘도 불안한 생각들이 증발했다. 그 순간 내 마음속엔 부정적인 세포가 단 한 개도 남아있지 않다. 너의 환한 표정도 내게 말하고 있다. '너랑 있으니 행복해.'
너는 브런치에 올라오는 나의 글을 찾아본다고 말하며 뒤에 덧붙인 말이 가슴 아프게 했다.
"너의 글을 읽으려고 화장실로 도망갔어. 너의 글은 나에게 도피처거든. 나는 작은 산책을 하고 온 거야. 내가 도망갈 만큼 가치 있는 시간이었어."
네가 뱉는 문장들이 감동스러웠지만 그보다 더 큰 감정은 아픔이었다. 이토록 힘들어하는 너를 글로 보듬어 줄 수 있음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한 편에 나의 글을 '도피처'라고 표현하는 네가 아프게 느껴졌다.
어쩌다, 어떻게, 왜.
너는 이렇게까지 아파하는 걸까?
너의 웃는 얼굴을 자주 보기 힘들어질 줄은 몰랐다. 너의 마음을 해결해 줄 해결책은 하나겠지만 그전까지 너를 위한 도피처를 활짝 열어두어야겠다. 언제든지 이곳에 와서 쉴 수 있게, 이곳에서 얼마든지 마음 산책을 할 수 있게.
이곳에선 아무 걱정도 하지 않아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