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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석 Aug 17. 2018

셀럽이 교육도 잘 가르치나요?

[창업교육,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 3편

지난 2편에서 창업강사들의 교육방식이 강의식 세미나에 몰려있다는 지적을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번 편의 문제가 창업교육계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기관의 실무자님들에게도 늘상 말씀드리지만 이상과 현실의 격차가 크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한번 같이 고민해보시지요.



창업 강사들이 강의력이 부족한 것은 (죄송하지만) 사실 당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창업 전문가이지 교육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워크샵을 중심으로 하는 창업교육전문가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창업 교육은 세미나로 기획이 됩니다. 그 이유는 기획자가 강연과 강의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고 기획하기 때문입니다.


차후에 연재에도 나올 이야기이지만 강의과 강연의 가장 큰 차이는 목적입니다.  

강의의 목적은 정보를 전달하여 교육생의 행동을 변화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보고서 작성법 교육이 있으면, 그 교육을 듣고 나서 교육생이 거기서 배운대로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어야 하지요.

하지만 강연의 목적은 동기부여입니다. 일부 원포인트 렛슨식의 지식을 전달하는 강연도 있지만 대부분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청중들이 인사이트를 얻도록 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모바일 비즈니스 전략>이라는 주제로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특강을 했다고 쳐봅시다. 이 1시간 특강을 듣고 우리가 모바일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요? 그건 아닙니다. 다만 앞으로 모바일 비즈니스에 대한 트렌드 인사이트를 얻어 현업에 적용 시킬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에 같은 주제로 카카오의 UX디자이너가 차세대 모바일 UI/UX 워크숍을 80시간 과정으로 만들어서 진행한다고 봅시다. 이 과정의 목표는 실제 디자인 실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일 겁니다.

여기서 전자가 강연이고 후자가 강의입니다. 이처럼 강의를 설계할 때 부터 목적과 목표를 어디에 두고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현존하는 거의 모든 창업 교육이 '강의'를 표방하지만 대부분 '강연'이라는 점이지요.

거의 다 10회 미만의 과정이지만 설령 12회, 16회 과정이라고 쳐도 실제로 수업시간에는 2시간 정도 자기 분야에 대해 설명하고 내려오는 세미나를 강의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건 강연 시리즈 입니다. 이게 첫번째 문제입니다.


두번째 문제는, 그러다보니 강사 섭외도 워크샵 퍼실리테이터가 아닌 강연자로 모시게 되는데 실무 디자이너가 아닌 김범수 의장 같은 사람만 찾고 있는다는 것이 문제지요.


실무를 잘 가르칠 사람이 아닌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사람만 초대해서 세미나를 하니 실무 교육이 안되는건 당연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창업교육기관이 이렇게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냉정하게 생각해봅시다. 수많은 창업 강연에 나오는 스타트업 CEO들은 사업 전문가이기 교육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들은 자신의 사업을 성공 시켜서 그 경험담을 통해 후배들에게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해야지 그들이 실무를 가르칠 필요도 없고 그들보다 실무를 더 잘아는 사람들도 수두룩 합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나냐 하면 기획자과 청중 모두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우선 기획의 입장에서는 '강사가 네임밸류가 있어서 모객이 된다'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실제로 잘 알려진 회사의 대표나 실무자를 섭외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강의력이 좋지만 잘 안알려지거나 프로필이 좋지 않은 강사의 경우 실무자가 올려도 임원레벨에서 말이 나옵니다. 왜 이런 사람을 섭외하냐고. 그때 실무자가 변명 할 수 있는게 없으면 문제입니다. 그래서 평소 교육기획자들은 -예전처럼 시범강의를 일일이 시킬수는 없겠지만- 많은 다른 강의들을 직접 들어보면서 강의능력이 우수한 창업 강사들의 풀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강사님은 네임밸류가 높지는 않지만 제가 직접 강의를 듣고 확인해 본 결과 정말 강의능력이 탁월하셔서 꼭 모셔야 합니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모집시에도 본인이 직접 경험한 그 강의의 강점을 스토리로 잘 풀어내셔야 합니다. 매번 천편일률적으로 차별화 되지 않은 공고와 포스터만 보고 사람들이 오지는 않습니다. 제가 아는 유능한 교육기획자들은 하나도 예외없이 저녁과 주말에도 자기 시간과 돈 들여서 엄청나게 교육을 듣습니다. 개인의 성장을 목적으로도 하지만 그렇게 강사풀을 확보합니다.


청중의 입장에서는 강사의 프로필만 가지고 평가하는 습관을 버려야 합니다. 솔직히 우리는 강연을 선택할 때 장소나 비용, 시간 등의 정보도 보지만 그걸 제외하면 '이 강의의 주제와 강사의 백그라운드가 얼마나 매칭되느냐'를 보고 선택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쉽게 풀어서 설명하자면 스펙을 보고 결정합니다.

스타트업 개발자와 카카오 근무하는 개발자가 강의를 열면 거의 100% 후자로 갑니다. 만약 카카오 개발자와 미국 아마존 본사 개발자가 와서 강의를 열면 아마도 거의 100% 후자로 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음 아프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강사의 스펙이 좋고 백그라운드가 좋다고 그게 강의성과와 정비례 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교육의 커리큘럼을 꼼꼼히 보시고 (2)네이버나 유튜브를 통해 해당 강사의 후기를 보고 판단하시는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자기가 직접 쓴 홍보는 크게 의미 없음)



유명한 사람, 좋은 직장 다니는 사람, 좋은 학교 졸업한 사람이 잘 가르칠 것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유명해지지 못했고, 번번한 직장에 다니지 못하고, 체계적인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에 비해서 더 좋은 교육을 할 확률은 높습니다. 그리고 대체로 맞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는 교육기획자의 몫이며 그런 강사들을 발굴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연재]

1편 - 창업교육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https://brunch.co.kr/@choihs0228/61

2편 - 창업교육에서 가장 바뀌어야 할 것은 교육방식이다 https://brunch.co.kr/@choihs0228/152

3편 - 셀럽이 교육도 잘 가르치나요? https://brunch.co.kr/@choihs0228/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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