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부여형 강연시장의 붐이 일어난게 5~6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김미경 강사나 김창옥 교수 같은 분들이 매스컴을 통해 전국구 명성을 얻은 것도, 마이크임팩트와 같이 강연전문회사를 표방한 교육회사들이 막대한 투자를 유치한 때도,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이 유행한 것도 그 즈음입니다. 그 시기는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고 청년들이 답이 없는 취업난에 희망을 잃기 시작한 시기와 같습니다. 탈수직전에 오아시스라는 환상이라도 보고 싶어하던 시기지요.
매스미디어형 동기부여강사들이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시장의 수요도 많으니 그들과 같은 강사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많아졌습니다. 두어시간 특강 서너번만 하면 회사 월급 받는 것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환상에 낚이기도 하고, 또 그 욕구를 역이용하여 그들을 대상으로 한 고가의 강사양성과정도 난립하기 시작한 때였습니다.
사실 청년들이 원하는 멘토는 대표니 이사니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신보다 딱 3~5살 정도 많은, 사수급이 수요가 많습니다. 가장 근거리에서 그 사람이 한 최신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은 것이죠. 그러다보니 이제 막 입사한 사원이 취업 멘토링을 하고, 대리만 달아도 직무 교육을 하려하고 그런 행태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굉장히 말빨이 좋은 젊은 친구가 있었는데 이미 재수를 하면서 희망 강의를 하고, 21살에 대입을 하자마자 대입 합격 강연을 하더라구요. 재학중에는 공부법 강연을 하더니, 회사에 입사하니 취업 멘토링을 합니다. 최근의 모습이 가장 충격적이었는데, 그 회사에서 강연뛰며 2년 정도 일하다 퇴사하고 지금은 퇴사강의를 하더라구요. 이게 오늘날의 강연시장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의 강연업은 교육이라기 보다는 스탠딩 코미디에 가까운 장르입니다. 잘봐줘도 연극이고, 여튼 스테이지 퍼포먼스에 가까운 형태로 많이 변했습니다. 대형 토크콘서트를 운영하는 회사는 교육회사가 아니라 행사전문업체입니다. 이걸 의뢰하는 고객사도 재미있는 연사만 찾고, 청중도 배움을 빙자하여 토크쇼 한편 보러가는 마음으로 가지만 그걸 통해 자신은 성장하고 있다고 최면을 겁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보니, 부족한 경험에 말빨만 산 연사들이 난립하게 됩니다. 한 분야에서 고작 몇년 있었다고 그 분야를 '안다'라고 쉽게 말할 수 있을까요? 업계에서 이런 이야기는 할 수 있을 정도의 경험은 갖추었다고 생각하는 저도 이 바닥을 '안다'라고 말하기는 굉장히 위험합니다. 자신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한계 지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이런 가짜 멘토들은 자신의 취약성을 감추기 위해 별 것 아닌 성과를 과장합니다. 그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낸 사람이 수두룩하지만 자신은 거기에 스토리라는 포장지를 씌웁니다. 자랑할 성과가 없으면 자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강조합니다. 골짜기가 깊어야 그나마 평지라도 높아보이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가짜멘토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신의 작은 성과를 지나치게 과장합니다. 더 큰 성과를 낸 사람들은 묵묵히 있는데.
둘째, 자신의 고생한 경험을 지나치게 강조합니다. 울면서.
셋째, 이성보다 감성을 자극합니다. 울리기 위해.
넷째, 수치적 성과보다 양념된 스토리를 중심으로 갑니다
다섯째, 타인의 권위는 무시하면서 자신의 권위는 강조합니다
여섯째, 소통을 말하지만 대부분 권위적입니다
일곱째, 사회적 공헌활동을 지나치게 강조합니다.
여덟째, 인연을 강조하지만 사업은 인맥으로 합니다
아홉째, 감성과 권위를 믹스하여, 충성팬들을 주축으로 한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고 그들의 열정을 이용합니다.
이러한 가짜 멘토들의 폐혜는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 시절 유명했던 스타강사중에 지금도 그때처럼 활동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때 막대한 투자를 받았던 강연전문회사는 파산했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구호는 탈조선 트렌드를 만들었습니다. 입으로는 사회의 변화를 말하면서 행동은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니 당연히 멀리갈 수 없습니다.
우리가 먼저 잘 분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