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인데 해결이 안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스타트업 지원 예산이 워낙 많으니 이에 대한 중간 운영 기관과 전문가풀이 우후죽순으로 필요하게 되면서 검증되지 않은 멘토들이 스타트업들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멘토링'에 대한 방법론이 정립이 된 것이 아니니, 사업담당자들도 적당히 좋은 회사 다니고, 좋은 학교 나오고, 박사학위 가졌다는 이유로 창업은 해보지도 않고 안정적인 조직에만 있다가 퇴직하고 나온 사람들을 쓰다보니 멘티 회사들의 불만이 클 수 밖에 없다.
멘토링은 컨설팅과 코칭의 중간 단계로서, 컨설팅이 문제해결에 초점을 두고 코칭이 전인개발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멘토링은 Doing과 Being 양쪽에서 모두 성장을 시켜야 하는 고도의 전문성과 책임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을 경험에 비추어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멘토 스스로 해당 산업의 value chain process를 정확히 알고 있으며 그 중에서 고객의 고민이 어느 부분의 문제인지를 정교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즉 모자이크 퍼즐의 남은 조각들을 정확히 알려줘서 전체 그림을 완성 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건 이론만으로도 안되고 그 일을 해봐야지만 알 수 있다.
2. 각 process별 체크 리스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멘티 설명 죽 듣고 거기에 자기 생각을 이야기 하는건 초등학생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아니다. 각 단계별 중요한 포인트에 대한 스스로의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서 경영상 빠진 부분이 없는지 방법론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게 매우 중요하다. 체크리스트와 질문리스트가 그 전문가의 무기다. 도구없이 감으로 한다는 사람에게 일을 맡길 수 있겠는가?
3. 이론적 근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많은 멘토들이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조언'하는 멘토링을 많이 한다. 하지만 모든 경험은 주관적이며 일반화 될 수 없다. 그렇기에 경험을 논리화 하거나 또는 객관화한 선행 연구나 이론을 근거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썰만 푸는 멘토들 너무 많다.
4. 높은 수준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질문, 경청, 공감, 피드백 등의 스킬은 전문 기술이다.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굉장히 많은 학습과 훈련을 통해 배워도 통달하기 어렵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스킬 없이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 고객의 감정에 sync 되지 않는 사람들을 굉장히 많이 보았다. 이쪽일을 직업으로 하려면 따로 투자를 해서 이 부분을 배워야 한다.
5. 엄격한 윤리성이 있어야 한다. 이건 당연한 이야기인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멘토링으로 만난 인연을 자기 사업에 종속시키거나, 심리적으로 의존하도록 만드는 경우 등이다. 멘토의 역할은 멘티가 자립하도록 만드는 것이지 자신에게 복종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불안감을 만들어 비즈니스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도 있다. 멘티를 존재가 아닌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다. 이건 기본적인 compliance 조차도 안되는 행동이다.
정리하자면, 해당 산업에 대한 풍부한 실무 경험 and/or 이론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윤리적 태도와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갖추는 것이 기본이다. 이 자체를 지표화해서 멘토링 방법론을 만들고 트레이닝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