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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석 Dec 04. 2019

전문가의 역할

"이전 컨설턴트 분들은 혼내기만 하셨는데, 그렇게 말씀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의 고객은 반평생 공부만 하시다 50대의 나이에 기술창업에 도전하시는 한 중년의 창업가셨다.

컨설팅과 코칭의 가장 큰 차이는 포커스를 문제에 두느냐 아니면 사람에 두느냐다. 대상을 문제로 보면 모든 것을 '고쳐야 할 것'으로 보게 된다. 그러나 문제만 문제로 봐야 하는데,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 고쳐주는 일에 익숙한 전문가의 그런 관점은 결국 문제의 대상인 사람도 '고쳐야 할 대상'으로 보기 쉬워 진다는데 위험이 있다.  

하지만 질책과 협박으로 동기부여 받는 사람은 없다.
일시적인 행동 변화가 일어날 수는 있다. 그러나 위험 회피 행동이 장기적인 성장을 이끌어주진 않는다. 또한 카리스마적 리더십으로 문제를 지적하는 행동에 도취하기 시작하면, 그 순간은 사이다일 수 있지만 고객은 그 전문가에게 점점 의존하게 되어 장기적으로는 자립하지 못하게 되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문제 해결 중심의 멘토링이 가진 한계가 이것이다. 전문가 본인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중심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99를 잘 못하더라도, 나머지 1의 가능성을 살려서 그것을 99의 장점으로 만드는 것이 멘토링 코칭의 핵심이다. 오늘 만난 고객분은 그런점에서 큰 위로와 도전을 얻으셨다고 하셨다. 나도 보람을 느꼈다.


그렇다고 격려만 하다 끝나는 것도 옳은 방법은 아니다. 이론적으로는 배타적인 부분이 있지만, 나는 '코칭형 컨설팅'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퍼즐의 모자이크 조각들은 찾아주되, 전체의 그림은 고객이 그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내재적 동기부여를 통해 행동하게 하는 것, 스스로 그림을 그리고 할 일을 찾도록 돕는 것이 이러한 기법의 핵심이다. 문제해결 방식의 컨설팅이 할 수 없는 영역이다.


문제는 해결해도 구조와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고장난 타이어는 교체할 수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또 고장이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예방접종을 맞은 몸은 바이러스가 와도 항체가 생겨서 이겨낼 수 있다. 전문가 멘토는 그런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지적질은 자신의 지적 허영은 만족시킬 수 있으나 고객의 의욕을 잃게 할 수 있다. 그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들이 가진 무한한 잠재적 가능성을 깨우쳐 주고 지지하는 것이 전문가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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