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알고 보니 테라피라고 불리는 모든 행위는 우리의 내면을 꺼내 표현하는 것이었다.
미술치료는 그림으로, 연극치료는 몸동작으로, 음악치료는 악기로, 상담치료는 언어로 방식은 다르지만 전문가는 퍼실리테이터가 되어 내담자의 내면의 문제를 스스로 꺼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이다.
그러고보면 이 모든 것들이 다 내가 코칭에서 쓰고 있는 방식이다. 또 코칭을 배우기 이전에 나의 삶 또한 그러했다. 나는 글을 쓰면서 나의 생각을 표현했고, 말을 통해 나의 의도를 전달했다. 악기를 통해 극한의 흥분을 맛보았으며, 연기를 통해 내면의 나를 꺼내고자 했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를 할 때마다 나는 행복했고, 반대로 내 감정을 표현하지 못할 때마다 괴로워했다. 나는 그래서 나의 고객들에게도 그들의 마음과 하고 싶은 행동들을 하도록 도와준다. 그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행동이 힘들다면 '말'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큰 힘이 된다. 그럼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내면의 마음을 끄집어낼 수 있을까? 여기에는 질문이나 공감과 같은 고급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있지만 가장 기본적이고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경청이다. 경청만으로도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경청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의 내면의 소리도 잘 듣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니, 의식적으로 귀를 막고 안들으려 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도 그랬으니 말이다.
오늘 가까운 전문가님과 대화를 하면서 나 스스로 더욱 나의 내면에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 방식은 조용히 듣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내 내면의 소리를 끄집어 내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스스로 매일 글쓰기 챌린지를 해보려 한다. 이제껏 남을 위한 글쓰기는 많이 했지만 정작 나를 위한 글쓰기는 소홀했다.
그냥 지금 직관적으로 내 마음이 하는 소리는 이거다.
지금 나의 생활에서 힘든 부분은 모두 정리되지 않은 라이프 스타일 때문이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규칙적인 작은 성취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혼돈을 즐긴다는 핑계하에 너무 무절제한 삶을 살았다. 일도, 공부도, 운동도, 식습관도 모든 것이 균형잡혔으면 좋겠다는 바람만 가득하지만 그것을 실천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 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어렵지 않은 습관부터 만들기로 했다. 그것이 바로 글쓰기다.
결과가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나를 위한 글쓰기는 꾸준히 해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유튜브에서 매일 10km 달리기 하는 분의 영상을 봤는데 매일 하다보니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체력이 좋다졌다도 아니요 살이 빠졌다도 아니고 "화를 내지 않게 되었다"였다. 화를 낼 일이 없어졌다는 그 말이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유산소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가 완전히 해소되었다는 의미였다.
신체의 운동을 통해 얻어낸 성취가 그것이라면, 정신의 운동인 글쓰기의 성취는 무엇일까.
나에게도 미완의 영역이지만 일단은 시작해본다.
나에겐 시작 그 자체도 큰 성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