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효석 May 14. 2020

루틴을 만드는 것은 일상을 자동화 하는 것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알고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다.


이것은 개인 뿐만 아니라 회사도 마찬가지다. 작은 규모의 조직을 컨설팅 하다 보면 대부분 같은 문제에 봉착한다. 고도의 전문적인 기술적 영역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소수가 대부분은 기본적인 구조가 셋팅되지 않아서인데, (1)회사의 목적과 구조를 업무와 일치 시키는 것 (2)업무의 프로세스를 구조화 하는 것 (3)구조화 된 업무를 매뉴얼화하여 명문화 하는 것, 이 세 가지만 해도 작은 조직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경험상 90% 정도는 해결된다. 역으로 이야기 하자면 이것이 대부분 안되어 있어서 신호등 없는 교차로처럼 병목 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목적-구조-업무를 정렬(Align)하는 것은 텅 빈 땅에 일직선으로 된 도로를 놓는 것과 같다. 부서가 늘어나는 것은 1차로 도로에 교차로가 생기는 것이고, 인원이 늘어나는 것은 1차선 도로가 8차선으로 늘어나는 것과 같다.

업무의 프로세스를 구조화 하는 것은 도로에 이정표를 세우는 일과 같다. 이것이 없으면 여기가 어디이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갈 것인지 체크 포인트를 삼을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매뉴얼을 만들어 명문화 하는 것은 도로에 신호등을 세우고 교통 법규를 만들어 지키도록 하는 것이다. 복잡한 시내의 교차로에 신호등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운전자 개인의 양심과 실력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전하게 하는 것은 자율이 아니라 방임이다. 하지만 많은 조직들이 자율경영이니 책임경영이니 하는 이름을 붙이고 직원들을 방임하게 한다. 작은 조직에 필요한 것은 자율이 아니라 규율이다.


다시 개인의 일상으로 돌아와보자.

많은 사람들이 보다 생산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을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매일 올바른 습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요즘 특히 다시 노력하고 있는데 오늘은 어느 정도 실행을 하여 뿌듯했다.


*


아침에 눈뜨고 일어나는 것부터 도전이다. 나는 아침에 바로 잘 일어나지 못하고 일어나도 찌뿌둥한 기분이 많다. 오늘도 그렇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눈뜨고 비교적 빠르게 일어났다. 어제 늦게 잠이 들어 목표로 한 기상시간은 지키지 못했지만 그래도 매일 조금씩 당기는 목표를 세우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눈을 뜨고 짧게라도 호흡 명상을 시도했다. 명상은 이미 과학으로 증명된 방법이고 짧은 심호흡을 조용히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다만 명상 중에 아침 알람이 울려서 방해가 되었는데 내일부터는 알람부터 끄고 하루를 시작해야겠다는 작은 실천을 성찰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물과 건강보조제들을 먹었다. 눈뜨고 공복에 먹는 물이 몸에 좋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 아니라서 의식적으로 많이 마셔야 한다. 오늘의 목표 중 또 하나는 물을 많이 마시기. 건강보조제는 실제 몸 컨디션의 변화를 느끼게 해주는데 빼놓을때가 많다. 다시 꾸준히 먹기로.


그 다음 루틴은 음악을 틀고 거실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다. 우리 집에서 그나마 돈 되는 물건이 오디오다. 내가 음악 애호가이기도 하고 거의 유일한 취미이기도 하여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며 업그레이드 하면서 제법 괜찮은 시스템을 구축했다. 진공관을 예열시키면서 요가 매트를 깔고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짧게 10여분 정도 스트레칭을 한다. 아직 격한 운동을 하기에는 몸이 충분히 준비가 되지 않아 요즘은 스트레칭과 걷기 위주의 활동량을 높이는 목표의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된다. 확실히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해주면 잠깐이라도 그날의 신체 컨디션이 눈에 띄게 다르다.


스트레칭을 하고 난 이후의 루틴은 나는 매일 전화 영어를 30분씩 한다. 나는 사실 습관을 잘 만드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서 내가 대신 생각한 방법은 강제성을 받고 스케줄을 짜는 것인데, 얼마전까지는 영어 클래스를 밤에 자기 전에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모닝 루틴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아침으로 클래스를 옮겼다. 이번달에 적응을 좀 하면 다음달 부터는 새벽 시간에 하기로 약속하였다. 내가 무엇을 꾸준히 잘 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돈 내고 정해진 시간에 전화를 하기로 약속을 하다보니, 알게 모르게 올 초부터 지금까지 5개월 동안 하루도 안빼고 매일 30분씩 영어를 공부한 셈이 되었다. 짧지 않은 시간이고 그 사이 스피킹이 더 나아진 것도 사실이다. 내가 올 해 한 루틴 중에 가장 잘한 결심이기도 하다.


초반에는 그냥 통화만 했는데 그 시간에 멍하니 대화만 하기에는 시간이 좀 아까운 것 같아서 나는 보통 그 시간에 나가서 유산소 걷기를 하며 클래스를 진행한다. 집 앞에 공원이 있는데 그 공원을 네 바퀴 걸으면 30분이 걸린다. 그 공원을 걸으며 영어수업을 들으면 시간이 금방 간다. 또 수업전 10분, 수업후 10분을 걸으면 이것만으로도 하루 50분을 걷고 하루 만보걷기 목표 중 5천보를 이미 걷고 하루를 시작하는 셈이다. 매우 생산적인 시간이다.


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면 오디오를 켜고 진공관을 다시 예열시키는 동안 물을 마신다. 그리고 노트북을 들고 거실 소파에 앉는다. 그 다음 루틴은 매일 글을 하나씩 쓰는 거다. 서재에 있는 데스크탑에서 쓸 수도 있지만 이 시간은 글 못지 않게 정자세로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오디오는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취미인데, 스피커로 음악을 듣다 보면 이어폰으로는 절대 들을 수 없다. 그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시간엔 주로 경쾌한 음악을 듣는다. 평소에는 재즈를 주로 듣는데 오늘은 번스타인이 연주한 조지 거쉰 앨범을 틀었다. 언제 들어도 명반이다.


음악을 들으며 나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글은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며 매일 글을 쓰는 것보다 글 솜씨를 키우는 더 좋은 방법은 없다. 그래도 소셜 미디어에는 꾸준히 글을 쓰지만 최근에 새로 결심한 것이 있어서 매일 주제를 잡고 블로그 포스팅을 지속하고 있다. 다음달 부터는 새로 쓰려는 책의 목차에 맞춰 글을 쓰고 글이 쌓일 때마다 출판을 하기로 결심했다. 작년에 두 권의 책을 출판하여 올 해부터 매년 두 권씩 출판하는게 목표다. 올 한 해도 절반가까이 지나가고 있지만 최근 글쓰는 습관이 잡힌 것 같아서 열심히 쓰다보면 불가능하지 않을 듯 하다.


이것이 나의 아침 루틴이며 이것을 마치면 이제 하루의 업무를 시작한다.

오늘은 외부 일정은 없지만 데스크에서 처리해야 할 작업이 많다. 연락도 돌려야 하고 제안서도 두 건 만들어야 한다. 업무시간의 목표는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해야할 일들을 처리 해내는 것이다.


최근 나의 또 하나의 관심사는 저녁 루틴이다. 일은 잘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마무리 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나는 그것을 잘 못했다. 어느 정도 일을 하였으면 정리하고 머리에서 일 생각을 지워야 하는데 나는 잠자리에 들때까지 맘편히 일에서 손을 놓지 못했다. 오늘은 일을 마치고 저녁에 피트니스 가기와 독서와 같은 다른 할 일들을 좀 시도하려고 한다. 아침 루틴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저녁 루틴은 아직 숙제다.


*


루틴을 만드는 것은 일상을 자동화 하는 것이다.

내가 고민하지 않아도 주어진 스케줄에 따라 최선을 다하면 자동으로 성과가 나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내 삶도 이걸 못하는데 내 고객들에게 하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라는 생각을 했다. 삶에서 모범이 되어야한다는 내 철학과도 같다.


모두 이 글을 보시고 나와 함께 건강한 삶의 습관을 만드는 일에 함께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이제 오늘의 일을 하러 떠난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어폰을 두고 나와 버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