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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석 May 13. 2020

이어폰을 두고 나와 버렸다.

내 삶의 주도성을 찾는 작은 습관

직업적으로 리더십을 배우고 공부하고 교육하는 입장에서 그동안 정말 많은 종류의 리더십 이론을 보아왔다. 각각의 이론마다 리더십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요소들이 있다. 스티븐 코비는 이를 7가지 습관으로 나누었고, 퀀텀 리더십에서는 8가지 성공의 열쇠로 나누었고, CCL은 52가지 요인으로 구분했다. 비슷한 내용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이 여러 요인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셀프 리더십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기'다. 이게 삶이 기준이 되면 리더십 레벨을 높이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 것을 직접 많이 경험하였다.


*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기는 말 그대로 지금하고 있는 그 순간에 하는 일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너무 쉬운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대부분 그러하다.

미팅을 하면서 상대방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핸드폰을 쳐다보는 사람,

교육을 받는 중에 실습에 몰입하지 못하고 노트북 켜놓고 업무를 계속 보고 있는 사람,

지금 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는데 자꾸 윈도우 창을 건너다니며 다른 업무들을 처리하는 사람,

이런 것들이 지금 순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다.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대화를 하는 동안 상대방과 아이컨택을 놓치지 않고 경청하는 사람,

어떤 활동을 하던지 항상 매사에 최선을 다해 참여하는 사람,

온전히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그 업무에 방해가 될 수 있을 환경은 미리 조치해놓고 일하는 사람,

어떤가? 이 원칙만 지키며 살아도 내가 주도하는 삶을 사는데 정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우리는 수시로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자.

"나는 지금 과연 이 순간에 온전히 최선을 다해 집중하고 있는가?"


쉬운 일은 아니다. 너무나 많은 외부의 정보들이 우리의 자극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전 중에도 단 몇 초 신호만 걸려도 핸드폰을 드는 사람들, 미팅을 하고 있는 중에도 계속 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상대방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들, 지금 몰입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그걸 방해하는 다른 일들로 그것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들. 이들 모두는 그들의 잘못 이라기 보다는 이미 사회의 환경이 그렇게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멀티태스킹 능력도 중요한 업무 스킬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을 성과의 중요한 요인으로 말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어렵지만 의도적으로 이런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길을 걸으면서 너무 많은 것들이 나의 신경을 빼았는다. 신나는 음악, 현란한 광고판,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 울려대는 알람. 이런 세상에서 오롯이 하나에 집중하기란 너무 어렵다. 우리는 이러한 환경에 시달리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이런 복잡한 것에서 벗어나 스스로 몰입을 원하기도 한다.

명상이나 요가를 하다보면 지금 내 몸의 감정과 느낌에 집중하라고 한다. 반대로 이야기 하면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그 감정을 제외한 나머지 불필요한 것들은 모두 신경쓰지 않는 훈련을 한다.

우리의 삶이 그렇게 명상하듯 살 수 있다면 어떨까. 


*


나는 오늘 이어폰을 놓고 나왔다.

서울 시내를 대중교통으로 돌아다니는 일정이지만 귀를 막은 음악보다는 자연의 소리 그 자체에 한번 집중하고 싶어서였다. 이어폰을 벗으니 내가 놓치고 살았던 소리들이 들려온다. 누구에게는 그것이 소음이겠지만 나에겐 그 자체도 하나의 집중할 수 있는 소리였다. 사람들의 대화소리, 새소리, 강아지 소리, 매장의 소리 이런 것에 집중해보니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살았던 나의 감각이 확장되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오늘은 약속장소인 홍대에 일찍 도착하여 경의선 숲길 나무 아래 앉아 조용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음미하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대화와 공사중인 상가의 그라인더 소리도 들어본다. 이어폰 소리에 갇혀 듣지 못했던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한다. 나는 지금 내 귀에 들려오는 소리 그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기'는 단순히 몰입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책무(Accountability)도 함께 가지고 있다. 내가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할 책임(Responsibility)도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 나는 과연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나의 행동에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가? 정말 중요한 질문인 것 같다.


오늘도 남은 일정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하루를 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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