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회사도 그렇지만 작은 회사들은 서로 함께 일을 하려는 경향이 많다. 미팅하면서 "우리 같이 뭐 하나 하죠"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이게 거의 관용 인사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이렇게 뭐 하나 같이 하자는 제안 중에 제대로 되는건 거의 없다.
- 우선 같이 하자고 하면서 속칭 발만 담그고 상대방에 묻어가려는 협업은 100% 실패한다.
- 구체적 협업 방안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뭐 하나 만들어서 같이 해보죠' 하는 사업도 실패한다.
- 심지어 자신은 아이디어도 없으면서 '우리 뭐 같이 해볼거 없을까요?' 하고 접근하는 회사도 있다. 100% 실패한다.
- 두 회사의 입장과 주장이 서로 너무 강해도 실패한다. 서로 적절히 양보하지 않고 강제적 결합만 시도해도 실패한다.
- 하지만 협업이라고 하면서 한 회사가 다른 회사에게 지시하는 형태의 위계를 가진 협업도 반드시 실패한다.
협업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선,
1. 먼저 제안하는 회사가 구체적인 계획과 로드맵을 가진 상태에서 촉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회사의 도움을 받는 형태가 가장 이상적이다. (5:5는 주인이 없는 상태다) 모자이크의 빈 퍼즐을 구해오는 형태이다. 다만 구매계약이 아닌 Revenue share 형태라는 것이 거래와 협업의 차이라 볼 수 있다.
2. R&R과 스케줄, 결과물이 명확해야지만 성공한다. 구체적일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걸 문서 형태로 만들어서 합의해야 하고 계약서의 형태로도 도장찍어야 책무가 생긴다.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강제성이 없다.
3. 합병할게 아닌 이상, 프로젝트 단위로 생각하고 프로젝트가 종료되면 협업도 종료한다. 가능성이 더 보이면 Joint Venture 같은 형태로 이어가되 밑도 끝도 없이 협력만 하는건 발전이 없는 형태다.
4. 중간 중간 인계철선을 걸어야 한다. 그게 KPI인데, 일정 시점마다 목표 상태에 도달하지 못하면 페널티를 받는 강제성이 있어야 동기가 생긴다. 그렇지 않으면 흐지부지 되기 쉽다.
이 바닥에서 수도 없이 많은 협업을 진행하면서 깨달은 인사이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