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의 정석
각종 기획서나 공모전 자료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대표적인 프레임워크가 SWOT 분석이죠. 아마 대학교 과제로 SWOT분석 안해보신분은 아무도 안계실겁니다. 저도 학생들을 지도하고 많은 기획서를 볼 때마다 빠지지 않고 SWOT 분석이 나오는 것을 보는데요, 실제로 저는 SWOT 분석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다른 어떤 잘 만든 프로페셔널 컨설팅 리포트에도 이 분석이 쓰이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분명히 좋은 도구인데 왜 그럴까요. SWOT분석이 어떻게 잘못 쓰이고 있고, 어떻게 써야 제대로 쓰는 것인지 한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이 글을 쓰는 2016년 7월 25일 현재 네이버 검색창에 "swot분석"이라 쳤을때 가장 처음 나오는 블로그 글을 먼저 보겠습니다.
보통 SWOT 분석을 할 때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 이 게시물에도 잘 나와 있습니다.
보통 프레임워크(Framework)에서 매트릭스(Matrix)라고 하는 것은 믹스(Mix)를 말합니다. 마케팅에서는 특히 매트릭스 믹스를 좋아하지요. 4P 믹스도 있고 BCG Matrix도 있고 그렇습니다.
S, W, O, T를 개별 Component로 분석하는 것은 SWOT 분석을 위한 준비단계입니다. 이 상태는 Matrix라 부를 수 없는 단계이고 각각 외부환경(O, T)과 내부환경(S, W)를 2x2로 믹스해서 S/O전략, S/T전략, W/O전략, W/T전략의 4가지 전략을 만들어야 SWOT분석이 됩니다.
아래 표가 교과서적인 SWOT의 정의입니다.
즉 S/O, W/O, S/T, W/T 의 Mix를 하는 것이 SWOT의 목표인데 강약점 분석과 외부환경분석만 하고 마치면 반쪽짜리 SWOT이 되기 쉽습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아래는 반쪽짜리 SWOT분석의 사례입니다.
사례를 위해 네이버 블로그에 나와 있는 자료를 하나 가지고 오겠습니다.
Strength와 Weakness는 조직이나 개인의 내부적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Opportunity와 Threat는 외부의 환경을 말합니다. 즉 MC유재석의 포지션을 SWOT 분석하기 위해서는 강점(S)과 약점(W)은 그의 성품이나 캐릭터에 대해서 말해야 하고, 기회(O)와 위기(T)는 경쟁자, 사회적환경, 문화적 변화, 방송시장의 트렌드 등을 해야 합니다. 위 사례에서 든 O와 T는 외부환경으로 하기에는 너무 개인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Mix를 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문제입니다)
기업분석을 위한 것이라면 S,W는 내부자원이나 역량에 관한 것으로 해야 하고, O,T는 경쟁자분석이나 흔히 말하는 PEST분석을 중심으로 해야 합니다.
위의 두 가지 문제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문제이고, 이제 제가 생각하는 진짜 SWOT 분석의 문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SWOT 분석의 가장 큰 문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왜냐. SWOT분석을 하고나면 "잘 하고 있는 분야는 잘 하니까 앞으로도 더 잘하고, 못하는 부분은 못하니까 열심히 극복해서 잘하자"라는 식의 결론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 자체만으로 어떤 새로운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는 기능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SWOT분석은 별 필요가 없는 툴일까요?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SWOT 분석을 통해 우리가 알아야 할 포인트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SWOT분석은 Framework를 훈련하기 위한 도구로 유용합니다.
경영학을 공부하거나 컨설턴트들이 사용하는 논리적 사고력(Logical Thinking)을 하는 첫 걸음은 바로 프레임워크(Framework)입니다. 프레임워크란 복잡하게 나열된 정보들을 일정한 사고체계에 맞추어 분류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를 통해 보다 정리되고 논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우리가 SWOT분석처럼 잘 알고 있는 4P분석, 3C분석, 7S분석 등이 모두 다 경영학에서 쓰이는 주요 Framwork입니다.
이렇게 Matrix로 구분하여 사고하는 것은 컨설턴트들의 기본적인 사고법인데요, 이를 훈련하기 위한 첫걸음으로서의 SWOT분석은 그래서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Matrix Thinking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각정리의 도구로는 유용합니다.
둘째, SWOT분석의 진정한 효과는 '어떻게' 전략을 수정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기존의 SWOT분석은 단순히 강약점 및 외부환경분석에 그치기 쉽습니다. Strategic Mix를 한다고 해도 '잘하는건 더 잘하고, 못하는건 잘하도록 하자'라는 식으로 그치기 쉽습니다. 하지만 각 Window간 어떻게 이동할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액션 플랜이 됩니다.
즉, S/O, S/T, W/O, W/T 전략이 '각각 무엇인가'를 파악하기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훨씬 중요합니다. 위 화살표의 방향에 따라 다양한 전략 Key Questions 들이 나오게 됩니다.
이것은 비단 SWOT분석 뿐만이 아닙니다. 다른 어떤 종류의 Matrix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아래에 BCG 매트릭스를 보시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 회사의 캐시카우는 무엇이고, 스타는 무엇이고, 개는 무엇이고, 퀘스쳔 마크는 무엇이다'라고 찾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Star를 Cash Cow로 만들 것인가', '어떻게 하면 Dog를 Cash Cow로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는 것입니다.
즉, 정리하자면 SWOT 분석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3단계에 따라서 진행하시면 됩니다.
1단계 : 분석 대상의 S, W, O, T를 각각 분석한다
2단계 : 내부환경분석(S,W)과 외부환경분석(O,T)를 믹스하여 S/O, S/T, W/O, W/T의 영역별 전략을 세운다
3단계 : 각 단계별 이동 전략을 수립하여, 어떻게 하면 단점을 회피하여 장점으로 갈 수 있는지 판단한다.
지금까지 올바른 SWOT 분석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처음에 좀 부정적으로 표현하기는 했지만 전술한 바와 같이 SWOT분석은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학생이나 주니어들에게는 논리적으로 훈련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도구이며, 실무자들에게도 전략방향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정리도구라고 생각됩니다.
심지어 Google Scholar에서 검색해보니 SWOT을 이용한 논문도 발표되고 있네요. (좋은 논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유명한 곳에서 퍼블리싱 되었으니 학계에서도 인정하는 곳이 있네요)
고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고 하죠. 비록 기초적인 도구이지만 이것을 활용하여 보다 좋은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시기를 응원드립니다.
글쓴이 : 최 효 석
- 비즈니스 코치이며 기업교육회사인 서울비즈니스스쿨의 대표이다.
- 주요 코칭 영역은 Co-Active Coaching, Entrepreneurial Leadership Coaching, Organization Development Coaching이며,
- 주요 강의 영역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경영전략(Business Strategy), 강의교수법(Teaching Methodology), 전략기획(Strategic Planning)이다.
- 그 외 다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임원코칭, 멘토링, 자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 강의문의 : 010-9906-2512
- 이메일 : choi.hyoseo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