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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석 Aug 05. 2016

기본기의 중요성

지난주에 SWOT분석과 관련한 글을 하나 썼는데, 브런치 공유만 3천건 이상 되었고 페이스북 공유도 1500건 이상되어 수만명 이상에게 노출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공유하신분들을 보니 일반인이나 학생들도 있었지만 교육자나 컨설턴트등 프로들도 몰랐던 내용을 알게되어 감사하다는 커멘트를 달아주셔서 관심있게 보았습니다. 이유인즉슨, 제가 쓴 내용은 제가 발견한 새로운 것이 아니라 마케팅원론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야기 하자면 마케팅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중에서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처음봤다고 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습니다.  


보통 프로그래밍을 모르는데 개발을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일러스트를 다룰 줄 모르는데 디자이너라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경영만큼은 경영학을 공부해보지 않고도 '경영을 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유독 많습니다.


저는 그 이유를 첫째로 경영학이란 교양처럼 인사이트에 의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보고(실제로 Finance를 제외하고도 대부분의 경영'학'은 숫자가 지배적입니다), 둘째로는 체계적인 커리큘럼이 아니라 파편적으로 공부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예를들어 말콤 글래드웰이나 세스 고딘 같은 작가들의 글을 빼놓지 않고 읽는다고 해서 경영학의 고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잭 트라우트나 데이비드 아커 같은 석학들의 책도 교양서만 읽는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게 바로 교과서와 교양서의 차이지요. 근본 원리없이 기술만 익혀서는 지엽적인 팁만 얻게 됩니다.


저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Back to the basic,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히딩크 감독이 2002년 월드컵에 앞서서 한 훈련의 핵심도 결국은 체력 훈련이었지요. 개발분야도 이야기를 들어보니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닌 자료구조나 알고리즘, 더 앞서서는 수학이 탄탄해야 한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훌륭한 경영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학부수준의 교과서를 상식수준으로 달달 외울정도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필립 코틀러, 마이클 포터, 데이비드 아커, 헨리 민츠버그 이런 전 세계의 경영대학에서 스탠다드로 쓰이는 교과서들을 긴 호흡으로 읽으며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저도 스스로 지식적인 한계를 느낄때마다 실용적인 기술서가 아니라 원리를 말해주는 교과서를 찾곤 합니다. 놀랍게도 수십년전의 책이지만 현대 경영활동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의 해답들도 대부분 찾을 수 있습니다. 현업에서는 이론을 무시하시는 분들이 더러 계신데, 물론 책 속에 현장의 최전선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나와있지는 않지만 수십년동안 검증된 일반원리가 있다는 점에서 저는 기본기로서의 이론이 없는 실무는 부실하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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