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최효석 Feb 17. 2022

성과목표를 잘 수립하는 첫번째 법칙

질문이 올바라야 올바른 정답이 나오지요. 그래서 올바른 질문을 만드는 것이 올바른 정답을 찾는 첫번째 단계입니다.


경영에서 '정답'은 성과(Performance)이고 '질문'은 지표(Indicator)입니다. 업무 프로세스상에 실시간으로 현황을 볼 수 있는 센서를 달아두고 그 센서들만 관리하면 자동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센서를 우리는 KPI라고 부릅니다.


올바른 KPI를 만들고, 이것을 관리하는 매뉴얼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조직문화를 내재화하면 경영의 내부적 관리는 99% 완성됩니다. 물론 그게 말과는 다르게 정말 어려운 일이죠.


그 중에서 좋은 KPI의 조건은 무엇이냐,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데요.


KPI를 잘 만드는 조건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첫번째 원칙을 말씀드리자면, KPI는 고객 지향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연한 이야기 같다구요? 그런데 실제로 보면 고객이 아니라 내부 관리용 지표를 만드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경험상 공공기관은 그런 경우가 심하구요. 이런 경우 공공서비스의 고객인 시민들의 이익을 중심으로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지요.


1. 서울시에서 언제부터인가 도로에 휴지통을 모두 치웠습니다.


이건 공무원이 편하자고 한 것일까요 아니면 시민들이 편하자고 한 것일까요? 더 큰 관점으로 보자면 사회와 지구를 위한 지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 기업이라면 이건 잘못된 지표입니다. 쓰레기의 총량이 줄어들지는 않고 불편함이 늘어나기 때문이죠. 저라면 곳곳에 쓰레기통을 만들어 일괄 관리하고 차라리 비용을 더 받고 관리를 잘 할 것 같습니다. 그게 안되니 되려 이곳저곳에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일들이 생기지요.


2. 경기 남부 지방의 통근자들이 몰리는 사당역은 출퇴근 시간에 정말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그 요인 중에 또 하나는 한 사람만 서서 갈 수 있는 지하철 출구 때문입니다.


한때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는 두 줄 서기로 하라는 캠페인을 한창 한 적이 있습니다. 말로는 안전 어쩌구 하지만 사실은 한 줄 서기를 하면 고장이 늘어나서 관리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죠. 시민들도 한 줄로 서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무리 캠페인을 해도 알아서 한 줄로 서서 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예 두 줄 서기를 하지 못하는 한 줄짜리 에스컬레이터를 만들었네요. 출퇴근 시간 사당역 지하철 지상 출구를 보면 그래서 수백미터의 사람이 서서 줄이 짧아지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건 KPI를 고장 건수로 잡아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입니다. 대기시간으로 잡았으면 전혀 다른 정책을 만들 수 있었겠죠.


3. 분당선 지하철을 타고 오다보면 신기하게도 좌석 위에 짐을 올려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그냥 철봉만 있습니다. 아마도 이렇게 설계한 공무원은 '이로 인해 수화물이 분실될 우려를 없앴다'라고 자화자찬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유실물 보관센터를 운영하지 않아도 되니 예산도 절감했다고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공급자 관점의 지표지요. 이로인해 분당선을 서서 가는 모든 사람들은 가방을 내내 손에 들고 타야 합니다.


비용을 절감하는 것도 조직에서는 중요한 활동입니다. 하지만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더 중요한 활동입니다. 실제로 컨설팅을 하다보면 담당자의 편의를 위한 KPI를 만들어서 관리하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나의 업무가 내부의 다른 직원을 돕는 일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 조직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얼마나 도움이 되는 지표인가를 먼저 평가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퀄리티와 퍼포먼스의 사이에서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