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효석 Feb 22. 2022

외주와 파트너십은 왜 중요한가요

예비창업자를 위한 지도와 나침반 Ep.9

앞선 칼럼에서 스타트업은 핵심역량의 집중하고, 우리가 다 할 수 없는 부분은 우리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외주업체나 파트너를 통해서 진행하는게 좋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내용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도록 하겠습니다


 회사의 규모가 크던 작던 기본적으로 해야 되는 업무들이 있습니다. 근데 그 양은 혼자서 또는 두 명이서, 세 명이서 절대 할 수 없는 분량입니다. 만약에 할 수 있다면 여러분들은 굉장히 경험이 많은 전문가 일 것입니다. 사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기능 구현 및 사업 운영에 필요한 업무들을 모두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첫 번째 문제입니다. 또한 초기 스타트업은 (1)돈이 없고 (2)역할이 자주 바뀐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문제를 먼저 하나씩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업을 볼 때 돈을 못 벌어서 망하는 회사는 없습니다 대부분 지출을 막지 못해서 망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우리 회사가 매월 고정 지출이 1,000만 원인데 수입이 2천만 원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매월 순이익으로 1,000만 원이 남는 셈입니다. 그런데 매월 수입이 천만 원인데 지출이 천만 원이면 어떨까요. 그땐 정확하게 수익이 0원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매월 고정 지출이 천만 원인데 이번 달은 수익이 0원이 됐다고 해 보겠습니다. 그럼 어떨까요? 매월 꼬박꼬박 천만 원씩 적자가 나는 샘이 될 겁니다.


 자 그런데 다른 사례를 한번 보겠습니다 우리 회사는 고정 지출이 0원입니다.  매월 매출이 500만 원으로 날 때는 그대로 전부  순이익으로 남습니다.  설령 매출이 0원이 되는 달에도 적자는 나지 않습니다. 이 사례를 보시면 알 수 있듯이 우리 회사 통장에 들어오는 돈의 관점에서 볼 때는 얼마나 고정비가 적은지가 수익성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 달에 2천만 원 매출을 올리던 회사가 갑자기 천만 원 0원으로 되는 경우가 드물게 올까요? 실제로는 전혀 드물지 않습니다. 가깝게는 코로나 때만 보더라도 매출이 거의 제로에 수렴한 회사들 드물지 않게 있었고, 또는 수요공급에 차질이 생겼던가 아니면 공급업체의 문제, 아니면 다른 파트너사의 문제로 매출을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통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스타트업은 역할이 자주 바뀐다는 특징도 고려해야 됩니다. 우리가 처음 아이디어 단계에서 만들었던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 계획이 계속 똑같이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피벗(Pivot)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고객의 피드백을 들으며 조금 더 나은 비즈니스 모델로 바꾸는게 오히려 더 건강한 모델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획단계에서 필요한 인력들을 막 채용을 해 놨다가 나중에 그 인력이 필요 없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그러면 그 역시도 회사에 부담으로 남을 것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한 회사에서 비디오 마케팅을 하기 위해 영상 팀을 꾸려서 세팅을 했습니다. 그런데 몇 개월 해보니 회사 제품과 영상 컨텐츠가 맞지 않는 경향도 있었고 생각보다 비디오 마케팅의 효율도 높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고생해서 채용한 영상 팀을 그대로 해고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뽑았던 인력을 언제 어떻게 바꿀 수 없다는 노동경직성이 스타트업에게는 또 다른 큰 부담이 되는 경우 입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핵심 기능만 남기고 가능한 다른 부분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현명하다고 주장합니다. 모든 것을 직접 다 하려고 하는 것은 굉장한 리소스의 낭비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1인 창업을 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스타트업 창업 과정에서 필요한 개발기술을 익히기 위해 코딩을 공부하고 디자인도 직접 하기 위해 디자인을 배우고 또 마케팅을 직접 하기 위해서 마케팅도 배우고 혼자서 다 한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경우 여러분들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학습에 관점에서는 배워 가면서 하는 것도 의미는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 및 시행착오를 겪게 됩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실제로 제가 처음 창업을 했을 때 이런 마인드로 많은 시간을 허비하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려고 몇 주의 시간을 들여서 워드프레스를 공부해서 직접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홈페이지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저는 그 원인을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며칠 동안 끙끙 댔는데 그래도 제 실력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그걸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혼자 씨름하다가 업체를 불러서 요청을 했는데 전문가가 출장을 와서 보니 단 30분 만에 제가 풀지 못했던 문제를 그 자리에서 해결해 주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디자이너도 있었습니다. 제가 행사를 많이 할 기회가 생겨서 그때마다 행사 포스터 외주를 맡기는 것이 부담이 되어 제가 일러스트레이터를 직접 배워서 만들던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디자인 도구를 몰라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들이 많이 있었지만 그때는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일러스트레이션, 포토샵, 인디자인 같은 도구들을 배워서 만들어서 하였습니다. 물론 그 때 그 시행착오를 겪고 있던 것이 지금 성장에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근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설령 제가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직접 하는 것이 굉장한 시간을 낭비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시간에 다른 사람이 해줄 수 있는 부분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오롯이 저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을 하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외주를 맡겨 보면 단기적으로는 돈이 많이 지출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그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왜냐하면 사업에서 가장 많이 지출되는 비용은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디자인을 직접 배워서 한다고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마케팅 컨텐츠를 위해서 카드뉴스를 매일 만드는 작업을 한다고 생각을 해 보겠습니다. 어떠세요? 카드뉴스 같은 것은 사실 만들어 주는 자동 템플릿도 존재하고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카드뉴스 뿐 아니라 대부분의 컨텐츠 마케팅은 어려워서 못 한다기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려서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내가 매일같이 인스타그램 컨텐츠, 카드 뉴스 컨텐츠 , 블로그 기사 컨텐츠 같은 것을 만드는 것보다 그것을 누군가가 대신 만들어 주는게 훨씬 더 좋은 전략일 것입니다.


 상품은 더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비즈니스는 제품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 유통 판매 등등 여러 공급사슬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만났던 실패하는 스타트업의 공통적인 특징은 모든 업무를 다 내부에서 직접 처리 하려고 했다는 점입니다. 자 여러분의 부모님이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계시다고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의 부모님이 가진 모든 에너지를 더 좋은 과실을 맺기 위해 농사에 집중하는 것과 오후 시간을 떼서 일을 하지 않으시고 그 시간에 직접 온라인으로 상품 판매까지 하는 것과 여러분은 어떤게 더 효율성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많은 업체들이 중간 유통마진을 더 벌어 가시라는 의미로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어서 판매 하라고 마케팅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그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유통이 무조건 나쁘다는 고정 관념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유통이란 기능이 왜 존재하고 있는지를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직접 할 수 없고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들을 통했을때 최선의 효율성이 나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분업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외주나 파트너십으로 넘겨야 되는 업무는 무엇이고 우리가 내부에서 직접 처리해야 되는 업무는 무엇이 있을까요? 그것은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의 핵심역량만 남기고 모두 다 넘기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여기서 핵심역량이 비단 제품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회사의 강점이 마케팅에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디자인에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개발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품 기획에 강점이 없다고 스스로 판단하면 제품 기획을 외주 주는 것도 가능합니다. 아니면 우리가 직접 마케팅을 하거나 대행을 하는 비지니스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것이 중개 유통업입니다.  식당을 창업 하려고 하는데 우리가 직접 농사를 지을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각 공급사슬안에 있는 사람들이 톱니바퀴처럼 정확하게 자신의 역할을 할 때 아주 복잡한 고급 명품 시계처럼 한치의 오차도 없이 돌아가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전체 시계의 모든 톱니들을 다 통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 하나에만 집중해서 거기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하는 것이 좋은 전략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스타트업 팀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