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창업자를 위한 지도와 나침반 Ep.11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면서 많은 회사들이 이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은 유한하고, 해야 될 일은 많기 때문이죠. 그래서 스타트업들은 우리가 갖고 있는 자원을 어디에/어떻게 써야 할지를 늘 고민하게 됩니다.
경영전략은 결국 “자원을 어떻게 재배분 하느냐(Resource reallocation)”에 대한 문제입니다. 우리가 대기업처럼 자원이 굉장히 많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제한된 자원을 어디에/어떻게 선택과 집중을 하느냐가 회사의 전략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여기서 경영환경에서 말하는 자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으로 (1)인력 (2)시간 (3)자금 (4)프로세스와 같은 것이 꼽을 수 있습니다..
인력은 대표적인 자원 중에 하나입니다. 마치 농경 시대의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을수록 비례해서 생산성이 늘어나는 것처럼, 우리가 어떤 사업을 하더라도 그 인력의 양에 비례해서 효과가 커지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생산성과 효율성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개선이 이루어 진다면, IT서비스업은 육체노동에 비해 인력의 중요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우리가 투입하는 인력에 비례해서 생산성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예를 한번 들어 보겠습니다. 이번에 새로 창업한 우리 회사가 3명의 직원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세 명이 직원을 어떻게 배분 하느냐에 따라서 회사에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회사에 업무를 크게 제조, 운영, 마케팅으로 나눈다고 했을 때 일반적으로는 각각 한 사람씩 제조, 운영, 마케팅을 담당하는 방식을 생각할 것입니다. 물론 세 명이 모두 제조에 관여할 수도 있고, 모두 마케팅에 관여 할 수도 있습니다. 틀린 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운영 방향이 달라집니다. 세 명이 모두 제조에 투입된다고 했을 때, 이 회사는 제조 중심의 회사가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세 명이 모두 마케팅 업무에 투입한다면 이 곳은 마케팅 중심의 회사가 될 것입니다. 또 세 명이 모두 유통에 집중을 한다면 유통 중심의 회사가 될 것입니다. 제품에 두 명 마케팅에 한 명을 배치 할 수도 있겠군요, 기존에 있는 제품을 가져다 파는 사업이라면 제품은 담당하는 사람이 없어도 유통에 두 명 마케팅에 한 명만 담당하는 사례도 가능할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인력이라는 자원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회사의 전략 방향이 달라집니다.
또 하나의 가장 중요한 자원는 바로 자금입니다. 회사는 자금이라는 연료로 움직이는 자동차와 같습니다. 이 자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회사에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앞에서 인력을 분배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 자금도 투입 할 수 있는 여러 항목 중에 어디에 더 투자하느냐에 따라서 성장의 방향이 크게 달라지게 됩니다. 우리 회사가 한 달에 천만 원을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을 가진 회사라고 해 보겠습니다. 천만 원 중 제품 개발에 500만원, 마케팅에 200만원, 운영에 300만 원을 쓸 수도 있겠고, 아니면 마케팅이 잘 돌아가는 회사인 경우에는 마케팅 예산을 100만 원만 쓰고 나머지 운영과 제품개발에 모든 돈을 쓰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자사에서 제품을 만들지 않고 유통만 하는 회사라면 제품 개발비는 따로 필요 없고 마케팅과 운영만 비율을 조절해서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제품 개발에 예산 투입을 많이 하는 회사를 일컬어 R&D 중심의 회사로 볼 수 있겠고, 유통에 예산을 많이 투입하는 회사는 유퉁 중심의 회사로 볼 수 있겠고, 제품은 너무 좋지만 마케팅만 안 되서 모든 예산을 마케팅에 투자하는 회사는 마케팅 중심의 기업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회사에 경영진과 재무 부서에서 늘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예산은 한정되어 있는데 이 예산을 어디에 투자하느냐에 따라서 회사에 전략 방향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시간도 중요한 자원입니다. 사람과 자금은 큰 회사나 작은 회사나 모두 중요하지만 시간은 작은 회사에게 더욱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작은 회사가 큰 회사를 이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한번 개인 단위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일주일에 40시간을 일하는 직원이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마찬가지로 이 직원도 자신에게 주어진 40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업무 진행 방향이 달라질 것입니다. 예를 들어 40시간 중에 20시간은 제품개발에 투입하고 나머지 20시간을 마케팅 업무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관리자의 경우에는 관리업무를 20시간 하고 개발 업무를 10시간 하고 마케팅 업무를 10시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자신의 전문분야에만 몰입하는게 가장 좋습니다. 개발자는 개발 업무만 하고, 관리자는 관리 업무만 하고, 마케터는 마케팅업무 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작은 회사에서는 한 사람이 하나의 업무만 하기에는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업무를 종합적으로 맡아서 할 때에는 그 사람의 업무 시간 중에 무엇이 중요하고 얼마만큼의 시간을 배분해서 하느냐가 시간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인력, 자금, 시간 뿐만 아니라 채널과 프로세스에 있어서도 결국 선택과 집중이 스타트업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절약이 됩니다. 마케팅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마케팅”.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많은 방법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은 방식에 따라서 콘텐츠 마케팅과 데이터 마케팅으로 나눌 수 있고, 장소에 따라서 온라인 마케팅과 오프라인 마케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컨텐츠 마케팅도 기사용 컨텐츠냐 사진 컨텐츠냐 영상 콘텐츠냐에 따라서 다르고 데이터 마케팅도 GA냐 그로스해킹 이냐 등등 많은 기법들이 있습니다. 오프라인 마케팅에는 옥외광고, 전단지, 현수막, 지하철 광고 등등 정말 많은 기법들이 있고 온라인 마케팅 역시 모바일 광고, 배너, 협업, 서평단 등 정말 많은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제가 스타트업들에게 어떻게 마케팅을 할 것이냐고 질문하면 대부분의 회사들은 위에서 제가 말씀드렸던 마케팅 기법들을 열거하면서 “다양한 방법들을 모두 시도하겠다”라고 답변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마케팅 채널은 모두 활용할 수도 없을 뿐더러, 모든 채널을 다 사용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은 아닙니다. 우리의 고객과 제품에 가장 적합한 채널을 우선순위로 정하고 그 곳에 예상과 시간을 집중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지금 하는 사업은 온라인 마케팅은 특별히 필요 없고 오프라인이 중심이된 마케팅이 중요한 사업이라고 해보겠습니다. 이 회사는 오프라인이 중요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마케팅의 뭐든 마케팅 전략을 집중하는 것이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회사가 오프라인 마케팅을 할 시간의 일부를 떼놓고 그 시간에 온라인 마케팅 컨텐츠를 만드는데 사용한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유튜브 채널도 만들고, 블로그도 하고, 소셜미디어도 종류별로 채널을 다 만들고, 메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런 일들을 모두 다 하는 것이 정말 효과적일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업을 고민할 때 먼저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지를 먼저 정의 내리고, 두 번째로는 그 고객들을 어디서 만날 수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것이 바로 고객 접점 채널입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으로는 그 채널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 될 것입니다.
유통이나 물류와 같은 공급사슬(Supply Chain)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온전히 우리 회사가 스스로의 능력만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만약 제품 스타트업이라면 우리 제품을 만드는 공장도 있어야 되겠고, 그 공장의 원료를 공급하는 회사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IT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의 경우 우리가 못하는 부분을 도와주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빌려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특정 기술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외주업체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고, 퍼블리싱을 도와주는 회사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비즈니스라는 것은 결국 제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고객을 만나는 순간까지 무난히 많은 프로세스의 연속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공급사슬”이라 부릅니다. 공급사슬은 크게 구매- 제조- 물류- 도매- 소매- 판매 의 순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공급사슬은 결국 “우리 회사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담당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제조업의 경우 우리가 직접 재료를 사서 공장에서 재료를 만들고 그것을 자사 쇼핑몰을 통해 직접 판매까지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끝에서 끝까지 모든 부분을 우리 회사가 담당하는 경우입니다. 반면 제품은 기획만 하고 제조는 전문 공장의 위탁을 하고 판매도 유통 전문회사에 맡기는 기업이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이 회사의 경우 공급사슬 중에서 기획만 담당하는 경우입니다. 물론 이렇게 공급사슬의 단계가 늘어날수록 나눠 갖는 돈이 많아지니 우리의 수익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반복적으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스타트업은 자원이 부족한 조직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공급사슬에서도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을 저는 추천드립니다. 기획의 강점 있는 회사는 기회에 집중을 하고, 제조에 강점 있는 회사는 제조에 집중을 하고. 유통과 판매에 강점인 회사는 유통과 판매만 집중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잘 분배하는 것이 결국 전략의 핵심입니다. 스타트업에 있어서는 너무 많은 목표를 달성 하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리스트입니다. 여러분도 “모든 것을 우리가 다 직접 해 봐야 마음이 풀린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만 선택과 집중을 하자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하시면 훨씬 더 효율성이 높은 사업을 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