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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석 Mar 20. 2023

KPI 설정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오류

목표(Goal)와 지표(Indicator)의 차이와 효과적인 목표 설정

목표와 지표의 차이


"어떻게 해야 KPI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경영 현장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면서 가장 많이 문제를 일으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성과와 관련해서 관리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목표(Goal)"와 "지표(Indicator)"를 혼동하고 반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KPI는 Key Performance Indicator의 약자로서 우리말로 "핵심 성과 지표"로 번역될 수 있습니다. 지표(指標)와 목표(目標)는 한자로는 같은 표할 표(標)를 사용하기에 비슷한 의미로 생각할 수 있지만 원래 의미인 영어로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목표(Goal)는 조직이나 개인이 달성하고자 하는 결과(Result)나 목적을 의미합니다. 즉 조직과 개인이 일하고 있는 방향의 기준과 목적이 되어줍니다.

반면 지표(Indicator)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 또는 그 과정을 추적하는 데 사용되는 이정표의 역할을 해줍니다.


결과지표로서 KPI를 목표로 삼아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다만 목표의 레벨이 너무 낮고 근시안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목표는 가능한 높은 수준으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한 코치와 고객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코치 : 말씀하신 신사업 기획을 위해 어떤 목표를 세워보고 싶으신가요? 앞으로의 대답은 가급적 숫자와 함께 대답 부탁드려요.

고객 : 네. 음.. 일단은 과거에 비슷한 프로젝트를 해본 동료들을 3명 이상 찾아가서 어땠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코치 : 좋은 생각이네요. 그럼 그 인터뷰를 통해서 만들어 질 수 있는 결과물은 무엇인가요?

고객 : 인터뷰와 자료 조사까지 하면 그걸 통해서 사업계획서 초안은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코치 : 많은 진전이 있겠네요. 초안을 더 구체화 하기 위해선 어떤 것이 필요한가요?

고객 : 음.. 동료들 말고 아무래도 이 서비스의 잠재 고객이 될만한 타겟들에게 물어봐야 겠지요? 한 10명 정도에게 피드백을 받아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코치 : 너무 좋은 의견입니다. 그렇게 해서 신사업 기획서 v.1이 완성되면 그 기획서는 어떤 목표에 기여하게 될까요?

고객 : 음.. 아무래도 올해 저희 회사에서 중점적으로 관심 갖는 분야를 시작할 수 있겠고, 더 나아가자면 회사의 매출에 더 기여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 하나 더 만들어질 수 있겠지요?

코치 : 굉장히 큰 기여를 할 수 있겠네요. 너무 기대가 됩니다. 만약 이번 신사업으로 인해서 회사 매출에 크게 기여하시게 된다면 그건 고객님께 어떤 의미가 될까요?

고객 : 하하. 생각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네요. 뭔가 내가 가치 있다는 느낌? 쓸모 있다는 느낌? 그런 기분이 들면서 자존감도 많이 올라갈 것 같습니다.


위 대화에서 보면 고객의 목표는 레벨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인터뷰였고 그 다음은 잠재 고객 피드백, 그 다음은 신사업 기획서 초안, 그 다음은 매출 기여, 마지막은 자존감까지 도달했습니다. 모든 것이 목표이지만 보시는 바와 같이 목표에도 위계(Hierarchy)가 있다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목표가 "동료들 3명에게 물어보기"인 사람과 "회사의 매출 파이프라인 개선에 기여하기"인 사람이 일하는 방식이 같을 수 있을까요? 반대로 주간 업무 수준의 목표를 "자존감 채우기"나 "행복"과 같은 거대 가치로 삼는 것도 적절할까요?

그래서 목표와 지표의 적절한 위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KPI는 목표가 되면 안될까요?


낮은 수준의 실행 지표인 KPI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는, KPI는 방향성이나 목적성을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상위 목표인 "매출 개선"이나 "신사업 기획서 완성"과 같은 계획에 정렬(Align)된 상태로 "동료 인터뷰"를 할 때에야 의미가 있지, "동료 인터뷰"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게 되면 상위 목표를 보는데 불투명성이 높아집니다.

이렇게 목표에 대한 명확하고 의미있는 이해 없이 KPI에만 초점을 맞추면 (1)우선 순위가 정렬되지 않고 (2)리소스의 낭비가 발생하며 (3)이로 인해 최종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접근해야 합니다. 위의 대화에서 나오는 "자존감"이나 "행복"은 미션(Mission)과 비전(Vision) 수준의 목표이고 연간 목표 수준의 Goal은 "신사업 런칭을 통한 매출 OOO원" 정도가 되겠습니다. (**참고로 OKR을 제창한 John Doer는 목표에 해당하는 Objective는 절대 숫자를 넣지 않고 '가슴뛰게 하는 도전적 문장'을 기술하라고 했는데 이는 업무의 목표를 미션으로 만들라는 의미입니다. 저는 장기 목표나 심지어 비전에도 계량적 수치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신사업 런칭이 목표가 된다면 지표들은 무엇일까요? 지표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건(Condition)이나 증거(Evidence)가 되어야 합니다. 그럼 반대로 접근하는 대화를 한번 보시겠습니다.


팀장 : 올해 김대리님이 연말까지 꼭 달성하셔야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팀원 : 네, 지난 1:1 미팅 통해서 신규사업개발 런칭을 목표로 잡게 되었습니다.

팀장 : 큰일을 맡으셔서 어깨가 무거우시겠습니다. 그럼 연말까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각 분기별 목표는 어떤 로드맵으로 진행하면 좋을까요?

팀원 : 하반기에는 실제 서비스를 개발하고 필드테스트 하는데 시간을 써야할 듯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2분기에 프로토타입을 완성하고 그러려면 1분기에 기획이 완료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팀장 : 그렇군요. 그럼 이번 분기에 기획의 완료되었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를 '완료증명(DoD : Definition of Done)이라 한다)

팀원 : 사업 기획서 양식의 문서를 슬라이드로 정리하고, 서비스 MVP를 피그마로 시연을 완료하면 기획이 완료된 것으로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팀장 : 네 하실 일이 많으시겠어요. 그럼 기획서 작업이 우선되어야 할 텐데, 그 기획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어떤 작업을 우선적으로 해야 하나요?

팀원 : 음.. 우선 기존에 연관 사업을 해봤던 동료들의 조언이 필요하구요, 서비스 가설에 대해 잠재고객 페르소나를 만들어서 인터뷰를 하는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팀장 : 기획에 도움이 되는 정도라면 몇 명 정도를 인터뷰해야 할까요?

팀원 : 동료 인터뷰는 핵심인력 위주로 3명이면 될 것 같고, 잠재고객은 10명 정도 페인 포인트를 물어보는 인터뷰를 하면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목표를 중심으로 과업을 Breakdown하는 방식을 Backward Design 기법이라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동료 인터뷰 3명"이 목표(Goal)가 된다면 이를 Breakdown할 경우 어떤 일이 생길까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지표의 수준이 Task 레벨로 굉장히 micro해지게 되겠지요. 그래서 위의 팀장-팀원의 대화에서와 같이 적절한 수준의 목표를 가이드 해주는 것이 관리자 입장에서 중요합니다.


요약하자면, 산의 정상을 오르는 목적지를 목표라고 한다면 지표는 그곳을 오르기 위해 반드시 들러야 하는 포인트이며, 등산로의 너무 낮은 지점을 목표로 잡으면 더 높은 곳에 가지 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래서 달성해야 하는 기간에 따른 목표를 명확하고 도전적이게 설정한 후,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KPI를 설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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